▲ 원주시는 16개 동 행정복지센터 배출함에서 사용한 아이스팩을 수거해 세척·소독한 뒤 대형마트 4곳의 냉동고에 공급하고 있다. 무료로 재활용 아이스팩을 이용할 수 있다.

요즘 한창 캠핑을 즐기는 정소라(41, 명륜1동) 씨는 캠핑을 떠나기 전 장을 보러 원예농협 하나로마트 본점을 찾는다.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또 하나, 공짜 아이스팩을 얻기 위해서다. 여름철 상할 수 있는 음식물을 가져가기 위해 매번 아이스팩을 구매하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마트 내 냉동고에서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어 편리하다. 정 씨는 "아이스팩을 매번 구매하면 비용도 부담이고 집에 계속 두기도 처치곤란이었는데 시에서 수거해 재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극 활용한다"며 "필요할 때는 가져다 쓰고 사용 후 다시 배출하면 재활용되니 너무 좋은 것 같다"고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에 대해 호평했다.

원주시에서 작년 6월부터 시작한 SAP(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이 시민들에게 호응은 얻고 있다. 여름 한 철 수요는 높지만 재활용이 불가능해 처치곤란이었던 아이스팩이 재활용되면서 자원 선순환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SAP 아이스팩은 미세플라스틱을 충전재로 사용해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수분이 많아 소각도 어렵다. 하수구를 통해 배출할 경우 해양오염에 영향을 미쳐  일반쓰레기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부피가 크고 무겁다보니 식료품 택배 몇 개만 시켜도 금세 쌓이는 아이스팩은 가정에서도 골칫덩이다. 

▲ 마트에 비치된 아이스팩 냉동고.

이에 원주시는 환경보전과 자원순환을 위해 16개 동 행정복지센터에 아이스팩 배출함을 설치하고 전문소독업체에서 이를 수거해 세척·소독 후 지역 대형마트에 설치된 아이스팩 냉동고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재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고온 200도의 스팀과 친환경세제 소독을 거친 아이스팩은 재활용 스티커를 붙여 마트에 공급된다. 원예농협 하나로마트 본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4개소에서는 계산대 또는 박스 포장대 인근에 아이스팩 냉장고를 두고 마트를 방문하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첫 해는 홍보가 미비해 아이스팩을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수요가 부쩍 증가했다. 한 달 평균 적게는 1천여 개에서 많게는 2천~3천 개까지 수거를 하는데 무더위가 지속되며 수요가 더 높아지고 있다. 7월 들어서는 한 주에 600~700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해 마트마다 전달하고 있지만 이틀 내로 소진돼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의 운반·세척 용역을 맡고 있는 우림청정방역 이대근 대표는 "올해는 수요가 크게 늘어 마트에서 요청하는 분량을 맞춰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환경보호를 위해 물 아이스팩을 쓰는 업체도 늘면서 배출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이스팩의 원활한 선순환을 위해서는 배출과 수거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재수거되는 아이스팩은 전체 수거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대근 대표는 "원주시 시민들이 서로 편리하게 쓰고 나눌 수 있도록 이용 후 재배출하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