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원주시 인구 성적표는 초라했다. 6개월간 고작 64명 증가에 그친 것이다. 최근 10년간 해마다 3천 명에서 5천 명가량 증가하던 추세에 비춰보면 인구 위기론이 대두되는 성적표다. 일시적 현상일 수 있지만 올해 3월과 6월 각각 인구가 감소한 상황을 고려하면 위기론도 만만치 않다.

 전국 상당수 지방 도시가 인구절벽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원주시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며 부러움을 샀다. 도시 활력을 체감할 수 있어서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동시에 유치한 효과를 누려온 셈이다. 그러나 혁신·기업도시가 완성되면서 사회적 인구 증가 효과가 사라진 것이다. 

 자연적 인구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작년 말 기준으로 원주시 0∼5세아는 약 1만4천 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10.4% 감소했다. 작년 한 해 동안 혼인 건수는 1천457건으로, 5년 전과 비교해 11.4% 줄었다. 출생으로 인한 자연적 인구 증가를 기대하기 힘든 인구구조다. 게다가 갈수록 고령화가 심화하며, 비경제활동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사회 활력의 저하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할 전망이다. 

 강원도에서 시행한 장래인구 추계에서도 심각성이 확인된다. 저출산이 지속하고,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 인구에 진입하며, 기대수명 증가로 인해 2040년이 되면 전체 원주시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4.8%가 될 것으로 장래인구 추계에서 예측했다. 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중위연령도 2020년 43.5세에서 2040년에는 54.9세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미래 희망인 20대가 타지로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다. 원주로 유입되는 20대보다 원주에서 타지로 나가는 20대가 해마다 500명가량 많다. 

 원주시가 인구정책팀을 신설한 건 2017년이었다. 이듬해에는 '인구정책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인구정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인구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당시는 혁신·기업도시 효과를 누리며 인구 증가가 순항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인구정책에 방점을 뒀던 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예견됐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그간 인구정책에 몰두했지만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도 풀지 못하는 과제를 지방정부에서 해법을 모색한다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맞다. 

 앞으로가 문제다. 인구수 정체가 이어진다면 원주시는 물론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가 흔들릴 수 있다. 도내 제1의 경제도시인 원주시의 활력이 떨어지면 강원특별자치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업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에 올곧게 매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1순위다. 경제도시를 표방한 만큼 성과 창출이 시급하다. 교통문제 해결도 우선 과제여야 한다. 원주에 사는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어가야 할 1차적인 책임은 원주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