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장애예술인을 양성해 장애인 예술가의 활동을 돕는 '블루버터플라이'가 2023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예비창업팀에 선정됐다. 

 '블루버터플라이'는 일을 하기 어려우니 경력이 없고 일자리도 없어 삶의 질이 낮아지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문화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의 예술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 장애인 취업을 다각화 및 다문화 시킬 것입니다. 이것은 장애인 예술의 수준을 향상해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 생각해 블루버터플라이를 사회적기업으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블루버터플라이 김영고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의 원래 직업은 성악가(테너)다. 에스토니아 국립오페라의 단원으로 승승장구하던 건장한 청년이었다. 대학시절 전역 후 학비를 벌기 위해 삼성전자의 대리점에서도 근무했던 그는 2년 만에 점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매사에 열정적이었다.

 이후 에스토니아로 유학을 간 그는 국립오페라의 단원이 됐다. 단원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주역으로 발탁되는 행운도 안았지만, 이주일 전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2015년 4월 오페라 주역 데뷔 2주 전이었다.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던 그에게는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쓰러지고 일어나지 못해 사경을 헤매다 이주 후 가까스로 깨어났지만 시력과 언어능력이 떨어지고 좌측 편마비 후유장애를 갖게 되었다. 

 왼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어 거동이 불편해진 것. 설상가상으로 풍부했던 성량도 예전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정도만 남았다. 테너로 무대에 다시 서는 것은 힘든 일이 될 것 같았다.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 덕분에 친구가 끊이지 않았지만 사고를 당한 이후 절친했던 친구들마저도 서서히 멀어져 갔다.

 일을 못 하게 되니 수입도 없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추운 겨울 방황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  "평생 쏟을 눈물을 그때 다 쏟았던  것 같아요. 힘든 나날이었지만 북유럽의 우수한 복지제도와 따뜻한 에스토니아인들이 저를 사회로 이끌며 재기를 도와주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유럽에서 가이드를 했던 경험을 살려 에스토니아에서 여행업을 창업했다. 그러나 2년만에 코로나 여파로 폐업하고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2019년 한국에 돌아와 공연기획과 뮤지컬로 장르를 변경해 장애인 예술가로 다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에코플랜이라는 공연기획사를 운영하며 에스토니아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 국립오페라단을 한국의 무대에 세우기도 했다. 그도 다시 테너로써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계를 넘어 세상으로'라는 타이틀로 원주 유알컬처파크에서 듀오리사이틀 공연을 열어 MBC방송국 강원365에도 출연했다.

 장애인으로써 사회 활동을 하며 문제를 맞닥뜨리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됐다. 장애인이 되어 사회경험을 해보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된 것. 거동이 불편한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어 예술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장애인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다. 사회적문제를 인식하고 사회적기업가로 성장하기로 결심했다.그렇게 블루버터플라이가 탄생됐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지원에 힘입어 장애인 예술가 전문 엔터테인먼트사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향후 블루버터플라이만의 특색있는 공연기획과 공연형 장애인식 개선교육으로 사업을 확장 할 예정입니다"라고 김 대표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얼마 전 한국 장애인예술총연합회가 주최한 제11회 스페셜K전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의 뮤지컬부분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중 '지금 이 순간' 곡을 불러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다. 김예지 국회의원이 이 대회 입상자 출신이다.

 하반기에는 각 분야 수상자들이 모여 국회의장상을 두고 또 한번의 경연이 펼쳐지게 된다. 그는 현재 토지문화재단의 입주작가로 선정되어 새로운 창작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준비 중입니다. 또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형 공연을 기획하여 원주에 선보이고자 합니다"라고 김 대표가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임유리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