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청사.

지난 10일 열린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운영위원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지역상담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 가결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와 정의당 강원특별자치도당이 조례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조례안은 도의원들이 지역 민원을 신속하게 수렴하고 해결하기 위해 도내 시·군별로 지역상담소를 설치해 운영한다는 게 골자이다. 조례안에 따르면 지역상담소에 유급상담원을 둘 수 있으며, 인건비와 일체의 운영경비는 도비로 충당한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이하 전공노) 강원지역본부와 정의당 도당은 지역상담소 설치·운영에 과도한 도비가 투입된다며 조례안의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 올해의 경우 도내 18개 시·군에 18개 사무실 임차보증금과 집기 구입비로 8억1천만 원, 유급상담원 연간 인건비 4억8천600만 원 등 매년 8억 원 넘는 도비가 투입돼야 한다.

전공노 강원지역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향후 5년간 46억2천600만 원이 소요되며, 이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며 “지역 민원을 수렴하는 창구는 각 시·군 행정복지센터, 통·반장, 시·군의원 등 차고 넘칠 뿐만 아니라 도의회 홈페이지에도 민원 수렴 게시판이 존재하고, 도의원 개인 SNS를 통해 언제든 민원을 수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원을 수렴할 공간이 없다면 행정복지센터, 시·군의회, 관공서 회의실 등에 상담공간을 마련하면 되기 때문에 상시적인 상담소가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도의원이 한 명인 시·군이나 같은 정당 소속의 도의원만 있는 시·군의 경우 사실상 정당사무소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고, 지역 정치꾼들의 이권 카르텔의 거점이 될 게 분명하다고 전공노 강원지역본부는 비판했다.

전공노 강원지역본부는 “도의회가 스스로 이번 조례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특권과 특혜를 탐하지 말고, 단 한 푼의 예산이라도 지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일하는 도의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도당도 보도자료에서 “지역상담소를 운영 중인 경기도의 평균 상담 건수는 7건, 충남은 2∼3건에 불과하다”며 지역상담소 무용론을 주장했다. 이 조례안은 오는 21일 열리는 도의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로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