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이하 원공노) 대변인 자격으로 향토기업 업무 협약(6월 14일)에 참석했다. 공무원노조와 원주시, 관내 향토기업(삼양, 참존, 파리크라상)이 협약을 체결하여 지역내 동반성장을 꾀하는 자리였다. 대변인으로 이런 자리에 참석할 때는 보도자료 및 보고서 작성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귀를 쫑긋 세우기 마련이다. 특히, 대표자들의 인사말은 현장에서 놓치면 사실상 보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듣는 편이다. 

 인사말이란 것이 뻔한 내용일 때가 많고 대체로 감사나 격려의 말이기 때문에 얼핏 들으면 비슷한 내용의 반복일 수 있다. 그런데, 가끔 그 뻔한 순서가 특별한 인상을 남길 때가 있는데 이날이 그랬다. 인사말을 하신 기업대표자 한 분이 해당 기업이 언제 원주에 정착하고, 어떤 상품을 만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본인 인사말 순서에 업체 홍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업무 협약 자리를 기업 홍보에 활용하는 대표자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 

 그 바람에 향토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자료를 찾아봤다. 한 지역이나 연고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여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며 순수 자체 기술로 승부를 하는 곳을 향토기업이라 부른다. 원주에는 삼양식품이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1980년대 유가공공장이 건립 이후 장류공장과 라면공장이 설립되며 지역사회에 뿌리내렸다.

 IMF 외환위기 때는 시민들이 구매운동을 벌여 삼양식품을 지켜주었고 삼양식품은 이를 기억하여 지역사회 기여활동 및 일자리확보에 힘써왔다. 내용을 확인하니, 삼양식품이 원주와 함께 성장해온 향토기업이란 말이 이해가 갔다. 

 원공노는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조합원 선물을 계획하던 중 향토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고민했다. 원주의 향토기업인 삼양식품과 거래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향토기업의 존재를 알리고 좋은 제품을 선물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 여겼다. 물품 구입을 위해 협의하던 중, 취지를 확장해서 원주시에 향토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제안했다. 그렇게 성사된 것이 이번 업무협약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지역 내 공공기관들과 향토기업과의 연결도 활발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공노는 2021년 8월 전공노 탈퇴 이후 조합원 보호와 시민사회 기여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이에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기존 노조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색깔이나 이념에서 벗어나 실용적이면서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세운 목표였다. 

 이번 업무협약은 그 취지에 너무나도 잘 맞는 활동이라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지역아동센터 및 초록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것이나 연탄봉사, 반찬봉사, 김장봉사 등 활동하는 것도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조금이나 해보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발맞춰 나갈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볼 것이며, 그것이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승호 원주시청 공무원노조 대변인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