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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는 무엇으로 사는가?

원주는 사람 대접하는 생명을 살리는 경제를 협동의 방식으로 실천해온 긴 역사 있어…공공 행정 주체들도 사회적경제를 육성하거나 길들이려고 하는 하등의 경제인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할 것 박준영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l승인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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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제목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미카엘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고 하면서 하늘로 올라간다. 지난 주 원주투데이 특별 기고에서 밝음의원의 곽병은 원장님은 '선한 사람들의 영향력'에서 순수한 사랑이 가득한 사람들의 봉사이야기를 실었다.

 우리의 본성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의 마음과 봉사를 하면서도 어떤 기대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들이 있다. 사회적경제는 그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여 실천하는 사회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원주라는 지역은 그 선한 마음의 사회적 실천이 1960년대부터 민중의 삶 속에서 이어져온 거룩한 지역이다. 

 지금의 사회는 경제적 가치를 오로지 '돈'과 이윤 중심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보다는 남보다 더 빨리 투자해서 더 많이 벌어야하는 강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40여 년 전 발간된 '원주보고서'와 34년 전 발간된 '한살림선언'에서는 돈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경제와 사회적 실천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적경제는 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과 가치가 다르다. 최근 이 다름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사건이 있어, 과연 사회적경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긍정적인 것부터 이야기하자면, 본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올 해로 창립된 지 20년이 되었다. 지난 6월 29일에 조촐하게 20주년 행사를 개최하였다. 이 행사에는 지난 20년 이상 국제적으로 교류한 일본 오사카의 에스코프 관계자 7명이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원주를 방문하여 창립 20년을 축하해 주었다.

 또한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는 앞으로의 10년과 2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사회적경제 운동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네 가지 제언을 하였다. 

 첫째, 새로운 금융기반과 공동유대를 위해 소액대출사업과 상호부조사업을 제시. 둘째, 사회적경제 기업 내 분배정의를 위해 강원도 생활임금 실현과 경영진에 대한 중위소득 50% 제시. 셋째, 지금의 네트워크 구조를 사업연합(사업연맹) 구조로 개편. 넷째, 이를 위한 논의를 내년 21주년까지 전개하여 합의된 원주만의 새로운 사회적경제 정체성 선언을 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의 인간 중심 경제를 실천하는 지역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이번 새로운 정체성 형성의 노력이 또 다른 선한 영향력을 줄 것을 기대해 본다. 또 하나는 원주에 있는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최근 제11회 협동조합의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이다.

 민간 영역이지만, 공익적 가치를 우선으로 한 지난 20년간의 실천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왕진, 방문간호 등 기존 의료기관에서 여러 여건상 사업으로 진행되지 못 하는 의료복지사업을 지난 8년 동안 개척한 것에 대한 공로라고도 생각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하였듯이, 사회적경제는 사랑과 인내심의 경제 행위이다. 

 부정적인 사건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원주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게시된 원주시 사회적경제육성계획에 대한 부정적 언론기사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원주시청 공무원의 발언 때문이다. 짧게는 지난 20년, 길게는 1960년대부터 인간 중심과 생명 중심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원주지역인데, 부정적인 사회적경제 기사를 민간 위탁하는 시사경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다고 문제 삼고, 또 이것을 삭제해야 한다고 하는 인식을 무엇으로 봐야할까? 

 원주시의 사회적경제 행위는 완전무결한 것인가? 부정적이라는 기준은 또 어디에 있는 것인가? 다시 한 번, 서두의 고민을 생각해 본다. 원주의 사회적경제는 무엇으로 사는가?

 전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합의된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의는 이익에 대한 공정한 분배이자, 개인적 또는 소수의 독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적 운영과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와의 연대의 경제를 강조한다. 원주는 사람 대접하는 생명을 살리는 경제를 협동의 방식으로 실천해온 긴 역사가 있다.

 사회적경제 내부의 주체들도 자립을 위해 더 많은 인내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고, 공공 행정의 주체들도 사회적경제를 육성하거나 길들이려고 하는 하등의 경제인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준영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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