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동안 원강수 시장은 지역경제 살리기에 집중했다. 어느 자리에서든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경제이다. 원강수 시장이 경제 활성화에 올인하는 이유는 기업이 들어오고, 경제가 활성화돼야 복지가 향상되고, 문화예술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맞는 말이다. 기업들이 세금을 많이 내면 원주시 세수가 늘어나 다른 영역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제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다른 분야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계의 우려가 크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눈에 띄는 문화예술 정책이나 전략이 보이지 않는 데다 구체적인 비전도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카데미극장 철거,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위탁운영 종료, 문화재단의 잇따른 감사 등 문화예술과 관련한 부정적 이슈만 부각되면서 문화예술계 전반이 활력을 잃어버릴까 우려된다.

 문화예술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먹고 사는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문화예술은 이제 삶의 질 향상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문화예술은 산업의 영역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문화예술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많은 돈을 투입하지 않고도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물론 대부분의 지방 정부들이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은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도시 이미지 제고를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 도시재생 등 도시 경쟁력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도시정책의 중요한 요소이다.

 원주시가 가입돼 있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가 추구하는 가치도 문화를 통해 시민들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의 문화정책은 단순히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산업을 육성해 문화산업이 소득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문화산업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예술 활성화는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선택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성장시켜야 할 원주시의 중요한 정책 의제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원주시는 우리나라 250여 개 도시 중 문화적 자산이나 잠재력이 높은 도시에 속한다. 게다가 유네스코 창의도시와 법정 문화도시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잠재력이 문화예술산업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창의성과 다양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원강수 시장이 문화에 관심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를 불식 시키기 위해서는 원강수 시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 공개적인 자리를 통해 문화예술산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시장의 말 한마디가 문화예술인들을 춤추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