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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제품, 왜 비싸요?"

좋은 기업 하나가 한우 생산농가의 소득창출에서부터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 지역사회 공헌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우리 사회를 더욱 좋은 사회로 만들어간다 이상규 강원곳간사회적협동조합 차장l승인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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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내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강원곳간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다보니 소비자에게 사회적기업의 제품이 왜 비싸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사회적기업이라면 이윤을 줄여서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사회적경제 기업이란 (예비)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등을 일컫는다. 소관부처가 다르고 저마다의 인증기준이 다르지만 사회적목적을 추구하면서도 경제활동(영업활동)을 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이라고 부른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판매하다 보면 시장 가격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필자조차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사회적경제 기업은 원재료를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농촌지역 마을기업이 이런 경우가 많은데, 지역 농가 소득을 보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원물을 매입한다. 제품 가격이 높아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농가소득을 지원한다는 마을기업 고유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측면이 있기도 하다.

 또한, 규모화와 생산설비가 부족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높다. 어렵게 자본금(출자금)을 마련해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지만 경쟁 기업들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하다 보니 규모화하기도 어렵고 자동화된 설비를 구비하기도 어렵다. 이렇다 보니 생산비가 높아져 제품 가격이 비싸진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취약계층을 고용한다거나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등 사회적 가치도 고려하다보니 가격 경쟁은 더욱 어려워진다.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도 실현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다. 이렇듯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느라 시장경쟁에서 밀려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사회적 가치가 더욱 확산될 것임은 분명하다.

 "사회적기업은 정말 착한 기업인가요? 세상에 착한 기업이 어딨어요?"
때로는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공격적인 질문을 받곤 한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처럼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자신만의 이익만을 꾀하는 '소셜 워싱(Social Washing)'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윤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기업이 대체 어딨냐는 것이다.

 이윤보다 사회적가치를 우선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을 어떤 사람들은 좀처럼 믿지 않는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쟁이 만연한 사회다 보니 공익적 목적의 기업 활동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저마다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예컨대 장애인 부모들이 연대하여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는 경우다. 내가 만난 한 부모는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토로한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게 녹록지 못하다 보니 "자식을 낳은 죄인"으로서 부모가 끝까지 책임지고 돌보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부모들이 모여 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장애인들을 고용해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기업은 이윤보다도 장애인 고용이 최우선 목표이다. 비슷한 사례로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가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재활치료서비스와 심리상담, 직업진로교육 및 직업훈련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회 발달장애인의 재활과 사회참여를 돕는 사례도 있다.

 한우 생산농가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사회적기업인 '홍천한우사랑말유통 영농조합법인'은 연매출이 200억 원에 달하지만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수익은 전액 사회적 목적으로 사용한다. 직접 사료를 생산해 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면서도 생산 농가에는 최대한의 생산비를 보전하여 안심하고 소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유통혁신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품질 좋은 한우를 저렴하게 공급한다. 홍천 지역사회에서 8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지역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청년 비율이 50%를 차지하고 취약계층이 20%를 차지한다.
이러한 좋은 기업 하나가 한우 생산농가의 소득창출에서부터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 지역사회 공헌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우리 사회를 더욱 좋은 사회로 만들어 간다.

 젊은 층의 유출과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는 현실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유다.


이상규 강원곳간사회적협동조합 차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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