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은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들이 교대로 수행한 야간 당직근무에 대하여 소정의 당직비만을 지급한 것은 부당하고, 당직근무는 통상근로의 연속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장ㆍ야간가산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의 1심에서는 당직근무 시간 중 사업장의 대부분이 폐쇄돼 상대적으로 주의 정도가 낮고, 특이사항이 발생한 경우에도 특수경비원이나 경비업체 직원들이 우선적으로 상황에 대처한다는 점에서 청원경찰의 업무 밀도가 크지 않은 점, 당직 시간의 대부분을 휴게실에서 쉬거나 수면을 취할 수 있었던 점을 근거로 한국은행의 지휘ㆍ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통상근로의 연속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청원경찰의 본래 업무가 '경비' 업무로서 당직 근무의 주된 내용과 성격이 '경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원경찰은 당직 근무 시에도 본래 수행하던 '경비' 업무를 지속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한국은행의 특성을 감안하면 경비 업무는 24시간 중단 없이 수행되어야 하고 실제 경비근무자들의 근무체계 또한 24시간 4교대제로 설계ㆍ운용된 점 등을 감안하여 청원경찰의 당직 근무는 통상 근로와는 내용과 질이 다르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청원경찰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당직 또는 일ㆍ숙직이라 함은 기존의 통상적인 업무와는 달리 사업장 시설의 정기적 감시, 긴급문서 또는 전화의 수수, 기타 돌발사태 발생을 대비한 준비 등 경미한 내용의 근로를 단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서 근로시간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소정의 당직비만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당직 근무시간 중 수행하는 업무가 평소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면 명칭만 당직일 뿐 실제로는 일종의 시간외근로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연장근로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와 법원의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당직과 통상근로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당직 근무 시의 업무 내용과 성격 뿐만이 아니라 근무 장소의 지정 또는 구속 여부, 업무의 강도가 통상 근무에 비하여 얼마나 낮은지 여부, 당직 근무 중 식사나 수면 등을 근로자가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이유민 노무법인 이우 대표공인노무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