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 원주시의 가장 큰 변화는 역점사업의 기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전임 시정에서 문화와 관광 산업화에 역점을 뒀다면 민선 8기는 경제 활성화와 안전한 도시 구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난 5월 31일 개최한 경제도시 원주 비전 선포식이 대표적이다. 이미 원주시는 강원특별자치도 경제를 선도하는 제1의 경제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비전 선포식을 연 건 도내 1위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혁신적인 새로움으로 무장해 중부내륙권의 경제 주도권을 움켜쥐겠다는 목표다. 민선 8기 들어 소상공인 종합정보센터를 개소하고,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및 중소기업 육성자금 이차보전을 전국 최초로 최대 6%까지 확대한 건 지역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었다. 

 안전한 도시 만들기도 민선 8기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경향이다. 원주시는 전국 지자체 중 두 번째로 작년 8주 불법 주정차한 공유 전동킥보드를 시민들이 신고할 수 있도록 민원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직후에는 주최·주관이 없는 지역축제와 행사, 갑작스러운 다중 운집 상황을 아우르는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해 가로등형 방범 블랙박스 보안등도 설치하고 있다. 안전한 도시의 백미는 원주시 자율방범 합동순찰대를 발족한 것이었다. 지역의 민간 파수꾼인 자율방범대, 해병전우회, 특전동지회로 구성된 원주시 자율방범 합동순찰대는 매월 중점 순찰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만 경제와 안전으로 원주시의 무게추가 기울면서 문화와 관광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선 8기 원주시는 더 큰 문화도시와 관광 활성화를 표방했지만 일부 문화계의 비판에 직면하며 연착륙에는 실패했다. 

 물론 전임 시정의 문화·관광 정책과 결이 달라야 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파열음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전임 시정에서 지상과제로 추진한 간현관광지 종합개발사업은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2천억 원이란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반곡-금대 관광 활성화 사업인 금대리 똬리굴 관광열차 운행도 속도를 내야 한다.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다. 

 민선 8기 출범 1년은 새로운 진용을 갖추는 기간이었다. 전임 시장 12년의 공고한 틀을 뛰어넘어 이제는 민선 8기의 선명성을 드러내야 한다. 10대 핵심공약 중 1순위인 대기업(삼성전자 반도체) 유치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3억 원을 투입해 시장실을 1층으로 이전한 당위성을 납득시켜야 한다.

 세금 절감도 중요하지만 원주에 사는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책을 구체화해야 한다. 민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적절한 민원 대응을 넘어 선제적으로 파고드는 시책을 전개해야 민도를 따라갈 수 있다. 시민 숙의가 부족하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민선 8기를 만들어가야 할 무한 책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