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자유특구란 전략산업 등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지정하는 규제 특례 지역이다. 규제로 인해 혁신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2019년 4월 도입됐다. 강원도엔 2019년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원주·춘천)를 시작으로 액화수소(2020년), 정밀의료(2021년), 산림 바이오매스 청정수소 생산·활용(2023년)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됐다. 

특구가 지정된 곳에선 규제 특례와 재정지원이 이뤄졌다. 규제 신속확인, 임시허가, 실증 특례 등의 규제혁신 3종 세트가 적용되면서 첨단산업 육성을 도왔다. 그 결과 강원 규제자유특구 참여 사업자(61개·2022년)들은 지난 4년간 2천25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누적 매출도 497억8천만 원에 달했고 288만 달러 수출 성과도 기록했다. 

도내 규제자유특구 중 가장 성과가 뛰어난 곳은 원주가 속한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였다. 21개 사업자가 매출액(420억 원)을 비롯해 수출액(288만 달러), 일자리(189명) 등에서 좋은 성과를 창출한 것. 주식회사 '오톰'이 개발한 의료용 포터블 엑스레이는 세계 최초로 CE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메쥬' 또한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인 '하이카디'를 개발해 국내·외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그런데 내달이면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가 종료된다. ▷의료정보기반의 당뇨관리 ▷혈압관리 ▷건강관리 생체신호 전송 ▷DUR 활용 백신 수요예측 ▷IoMT 기반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 ▷포터블 엑스선 진단시스템을 이용한 현장 의료서비스 등의 실증 특례가 모두 종료되는 것. 2019년 이후 메쥬, 오톰 등의 스타기업을 배출해 냈는데 앞으로는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사업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원격의료'조차도 법 개정이 안 돼 완전히 빛을 보지 못한 상태다. 강원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메쥬나 오톰을 제외하면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에서 큰 성과를 낸 기업이 많지 않다"며 "그간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특구 사업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특도, 글로벌 혁신특구 신청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글로벌 혁신 특구 지정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규제자유특구를 확대 개편하고 미래기술 분야의 신제품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신기술, 첨단분야에서 '국제표준'(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한국형 협력지구를 조성할 것이라 했다.

글로벌 혁신 특구의 가장 큰 특징은 네거티브 규제(전면적 최소 규제)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규제자유특구는 법이나 지침 등의 규제가 있을 때 해당 특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네거티브 규제는 '○○○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예외조항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자유롭다. 정부도 글로벌 혁신 특구를 지정하면 전면적 최소 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는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를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특구 사업에 도전한다. 오는 9월까지 중소벤처기업부에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상당수 디지털헬스케어 기업들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혁신특구를 지정받으면 해외에서만 가능한 것들을 특구 내에서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나 서비스는 물론 시스템 자체도 국제표준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오는 10월까지 비수도권 광역지자체에 2개의 글로벌 혁신특구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규제자유특구의 운영 역량과 성과, 지자체 지원 역량 등을 중점 평가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권역별로 10개의 글로벌 혁신 특구를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디지털헬스케어와 정밀의료특구를 합해 글로벌 혁신특구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 백운만 특구혁신기획단장은 "국내 최고 전문가로 특구지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특구 운영계획의 우수성과 지자체 지원 역량을 중점으로 심사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지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