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로 올여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6월로 접어들면서 연일 30도 가까운 날씨가 지속되는 데다 지난주에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기상관계자에 따르면 1970년대에는 여름 동안 평균 4.2일 나타나던 열대야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3일 이상 밤더위가 나타났다.

 올해는 열대야 일수도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폭염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 국지성 호우 등으로 인한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다행히 지금까지 원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소초면 등 5개 면 지역에 우박이 쏟아지면서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는 그동안 기상재해로부터 안전했던 원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제 원주시도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의 최대 피해자는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라는 것이다. 취약계층을 기후변화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도 지난 2018년부터 폭염을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으로 관리하고 있다. 폭염이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노인이나 질병이 있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원주시도 지난 주 평년보다는 빠르게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관계자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무더위쉼터 운영실태 점검, 경로당 냉난방기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폭염 취약계층에 선풍기와 냉난방비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점검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만으로 취약계층의 안전한 여름나기가 담보될 수는 없다. 

 원주시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는 290여 곳에 달하지만 정보 획득에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헤아리는 꼼꼼한 행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가 있거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취약계층은 무더위쉼터 이용이 쉽지 않다.

 때문에 재난 도우미를 체계적으로 운영해 폭염 피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열대야 장기화를 대비해 야간에도 운영하는 지역별 무더위쉼터 운영도 검토해야 한다. 냉방기 지원사업은 주거 환경 개선사업과 병행해야 한다. 냉방기를 지원받았던 취약계층 중 에너지 효율이 낮은 주택에 거주하다 보니 냉방기를 사용하고 싶어도 전기요금이 무서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하는 재해연보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한 해 평균 40여 명에 달한다. 다행히 원주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폭염 일수가 늘어나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원주시가 지속가능발전 비전으로 제시한 '자연이 숨 쉬고, 시민이 즐겁고, 미래가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