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이불속에서 일어나기 싫다고 부모에게 어리광부릴 시각. 열여섯 살 어린 친구는 새벽 6시 엄마의 택배 일을 도와드리려고 따라나섰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너무도 착한 학생이었다는데 이런 사고를 당해 마음이 아픕니다. 사고장소는 원주시 국도대체 우회도로가 끝나는 광터교차로 지점이었습니다. 사고가 자주 나는 장소이지만, 어린 목숨마저 앗아 갈 줄은 정말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이 어린 친구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는 길도 아니고 축제를 즐기러 가는 길도 아니고, 누구처럼 직장에서 일하다가 당한 사고도 아니니 누구에게 하소연하여야 합니까? 누구를 탓하기보다 잘못된 운전습관, 어설픈 운전실력. 우리 사회의 '빨리빨리 문화'의 후유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고장소는 국도대체 우회도로의 1차 종점이었습니다. 자동차도로가 끝나는 지점이어서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상당수 차량이 그렇지 않다 보니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기업도시와 태장동을 잇는 국도대체 우회도로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돼, 수십 년간 그대로 내버려 둔 탓이기도 합니다. 

▲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중학생을 추모 하기 위해 누군가 사고장소에 놓은 꽃다발과 편지.

 앞으로의 공사계획도 미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이런 사고를 얼마나 더 봐야 할지 답답합니다. 불편하니까 덜 다니게 되고 그러니까 교통량 조사 수치가 떨어집니다. '이렇게 불편이 많은 데도 사업추진이 안 되는 것은 어쩌면 강원도민, 원주시민이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예산 많고 정치력 좋은 도시가 못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왜 일까요?

 그곳을 지나며 쓰러진 친구에게 다가가 일어나라고 얼싸 안아 주고 싶은 생각이 스칩니다, "엄마 내가 도와줄게" 하며 눈 비비며 화물차에 올라타는 모습이 왜 자꾸 눈앞에서 어른거릴까요? "친구야 부디 힘든 이 세상 잊고 편안한 천국에서 행복하길 바래" 우리 앞을 스치며 지나는 또래의 아이들을 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며 이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