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에게 여름철은 치명적이다. 더위에 입맛을 잃고 숙면이 어려워지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며칠 전, 오랜 단골 환자분이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혼자 지내시는 환자분의 건강 및 식단, 생활습관 등을 점검해보니, 식욕부진 그리고 육류를 포함한 단백질 섭취를 거의 하지 않으시는 등의 편식으로 인해 영양 상태가 매우 불량했다.

 게다가 수면 중 잦은 배뇨 증상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기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었고, 이렇게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환자분은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다. "나 조금 더 살고 싶은데…" 라며 말을 못 잇는 환자분을 안심시키고, 환자의 연령, 생활 환경, 보호자의 형편 등을 고려하여 개선 방향 제시 및 약, 운동 처방을 하였다.

 우선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고른 영양 섭취의 필요성을 교육하고, 한식에 부족할 수 있는 단백질 섭취를 별도로 챙길 수 있도록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과 보충제를 추천해드렸다. 기력이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보호자가 되도록 환자와 함께 생활하도록 하고, 환자 소화 능력에 부담이 주지 않는 영양식을 알려드렸다. 차후 기력이 회복된 후 환자가 스스로 챙길 수 있는 간편한 식단, 빠른 시일 내 식욕을 촉진하고 체력을 증강 시킬 수 있도록 하는 한약을 처방했음은 물론이다. 

 그 외 어지러움과 기력저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낙상 방지를 위해 실내에서도 보행기 사용을 추천해드리고, 근 손실과 보행능력 저하를 방지할 수 있도록 집에서 할 수 있는 안전하고 간단한 동작도 알려드렸다. 

 노인의 경우 회복이 더디므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나를 오래 봐왔던 일차 의료기관의 주치의와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영양 및 식습관, 생활습관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병이 깊어지기 전에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인 자녀들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잘 계시겠지 생각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건강을 살펴야 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부모님을 모시고 일차 의료기관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