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사민단체 110개로 구성된 아카데미극장의 보존을 위한 전국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13일 국회와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했다.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가 전국 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아카데미극장의 보존을 위한 전국공동대책위원회(아카데미극장 공대위)'로 규모를 키웠다. 아카데미극장 공대위에는 전국에서 아카데미극장의 보존 필요성에 공감하는 110개 사회단체가 참여했으며, 아카데미극장 지키기에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아카데미극장 공대위는 지난 13일 국회와 원주아카데미극장 앞에서 각각 공대위 발족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평우 소장은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D등급이라면 숭례문은 Z등급으로 그런 식의 문화재와 역사적 가치 있는 자산들을 등급화해서는 안된다"며 "극장을 살려 지역 시민들이 이용하고 문화 콘텐츠를 담아 소개한다면 주차장보다 몇 배의 수익적 가치가 있으며, 문화 정신적·향유적 가치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카데미극장 공대위는 "원주는 1989년 택지개발로 철거위기를 맞은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집필처인 옛집을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낸 사례가 있는 만큼 원주아카데미극장 역시 보존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민주적 가치에 도전하는 원주시의 비민주적 행정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 등 모든 개인, 단체, 기관과 연대하여 아카데미극장 보존 운동을 확산시키는 한편, 위법한 과정으로 추진된 아카데미극장 철거안의 무효화를 위해 법률 대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카데미극장 철거안에 대한 소송계획도 발표했다.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지난달 3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원주시가 주민들에게 주민번호 수집을 요청한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위원회는 지난 9일 공문을 통해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있는 법령의 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므로, 시행규칙, 조례를 근거로는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없음"이라는 답변을 전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류하경·김소리 변호사는"아카데미극장은 원주시의 공유재산이므로 변경을 위해서는 원주시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고 미리 공고하여야 하는데 전혀 공고한 사실이 없다"며 "철거안의 행정 절차와 의결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걸 확인했으며, 정당한 의견권이 박탈된 의원들이 원고가 되어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의회의 권한을 세우는 일에 여야 상관없이 의원을 섭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원주지부는 지난 1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카데미극장 신속 철거를 요구했다.

극장 철거 지지 목소리도 이어져
이에 맞서 극장 철거를 지지하는 진영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원주지부(지부장: 김장환)는 지난 1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지지하는 원주 영화인들의 입장을 발표했다.  

호소문을 통해 "영화인들에게 아카데미극장은 건축물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오래되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폐건물에 불과하다"며 "극장을 보수하면 안전은 보장받을 수 있겠지만 원형을 잃어버린 새로운 건물로 탈바꿈 할 것"이라며 문화재로서 가치가 없는 아카데미극장을 즉각 철거해주길 원주시에 강력히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