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가 강원도형 민간배달앱 '일단시켜'의 대대적인 개선을 주문했다. 지난 13일 열린 원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예산 투입대비 성과가 낮다고 지적한 것. 지역 화폐 지원예산을 폐지하려는 정부 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주시는 '일단시켜 앱 사용 홍보', '가맹점 등록' 등을 위해 기간제 근로자 세 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에게 지급된 사역비는 1억1천270만 원. 한 사람당 3천700여만 원의 급여를 받아갔다.

그런데 지난해 접수된 신규 가맹점이 272곳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근로자 한 명당 월 7.6개 업체를 등록한 것. 이에 대해 문정환 시의원은 "2022년에 신규 입점된 업체가 270여 곳밖에 안 된다"며 "가맹점 등록이 주 업무인데 이 정도 실적밖에 안 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단시켜 앱 신규 사용자도 기대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 원주시는 앱 사용자 확대를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5천 원 할인쿠폰 500매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쿠폰을 지급할 때만 효과를 볼 뿐, 평상시엔 신규고객이 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박명옥 경제진흥과장은 "일단시켜 가맹점으로 등록했는데 폐업 등의 변동사항이 생길 때가 많다"며 "기간제 근로자 세 분이 열심히 하고 있고 또 원주 실적이 저조한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맹 업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식음료 위주로 된 가입 기준을 다른 업종까지 늘려야 한다는 것. 일단시켜는 가입비, 광고비, 수수료 등이 무료라 전체 업종이 이러한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했다. 차은숙 시의원은 "일단시켜 배달앱 등록업체 대다수가 식음료점"이라며 "다른 파트(업종)도 앱에 등록할 수 있도록 원주시가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는 지역상품권 할인 사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가 내년부터 지역화폐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 상품권 할인에 대한 재정 지원이 원주시 부담으로 귀결될 것이란 지적이었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원주사랑상품권을 구입하면 구입 가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현재는 정부와 원주시가 20대 80의 비율로 이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초 원주시가 원주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600억 원으로 잡았으니 12억 원만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정부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혀 세우지 않았다는 점. 상품권을 운영하면 원주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용대 시의원은 "세금성 지원을 줄이겠다는 정부 발표도 있었고 장기적으로 볼 때 지역화폐에 대한 효과가 없다는 판단도 있다"며 "원주시 재정자립도가 20%가 안 되는 상황에서 상품권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명옥 경제진흥과장은 "원주시 재정자립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원주사랑상품권 할인 혜택을 많은 시민분, 소상공인분들이 보고 있다"며 "소상공인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을 멈추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올해 원주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600억 원에서 1천300억 원으로 확대했다. 발행 증가분에 대한 할인 지원은 원주시가 오롯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년에 원주시가 원주사랑상품권 할인 인센티브로 지원할 금액은 11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