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A마트는 지난달 13일 국내산 천일염 20㎏을 3만5천800원 판매했다. 지난달 중순에 2만6천900원에 판매해, 한 달도 안 됐는데 가격이 33%나 급등했다.

김도 사재기 대열 합류…횟집들 “업종전환 고려”

지난달 A마트에선 소금 한 포(국내산 천일염 20㎏)를 2만6천900원에 팔았다. 이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5천 원 이상 오른 금액이었다. 그런데 이달에 들어서자 가격을 3만5천800원(33%↑)으로 다시 책정했다. 마트 관계자는 “조만간 소금값이 4만 원에 육박할 수 있다며 가격이 올라도 금세 다 팔린다”고 귀띔했다.

봉산동에 사는 60대 주부 홍모 씨도 평상시보다 김을 대거 사들였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 그는 “어린 손녀가 김 아니면 밥을 먹지 않는다”며 “오염수가 방류되면 김을 사 먹기 어려울 것 같아 1년 치를 몽땅 샀다”고 말했다.

소금·김 사재기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판단이 들면서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 실제로 일본 도쿄전력은 지난 12일부터 2주간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시험 운전에 돌입했다.

담수와 바닷물을 활용해 배출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지만 이 자체만으로도 바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A마트를 찾은 주부 심영희(78) 씨는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는 소식에 마트로 달려왔다”며 “2~3년 치 소금, 김, 다시마 등을 사두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횟집들은 비상이다. 코로나 사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는데 원전 오염수 방류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 것. 원주혁신도시 B횟집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어서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일본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되는 순간 우리는 개점휴업 상태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물 업체 관계자들은 일본에서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업종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 했다.

한편, 방사능 오염수와 관련한 불안감이 증폭되자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언론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국민과 언론의 우려가 상당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우려가 커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