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체 1명소 가꾸기 활동을 추진하며

 최일선 행정기관인 읍·면·동에는 여러 유형의 민원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많고 힘든 민원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무단투기 쓰레기 처리를 비롯한 쓰레기 관련 민원입니다. 우리 시는 2009년 4월 1일부터 생활폐기물을 내 집 또는 내 상가 앞에 배출하는 문전 배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21년 1월부터 재활용 가능 폐기물은 요일·품목별로 수거일 전일 해가 진 후에 배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 문전 배출과 요일별·품목별 배출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재활용 폐기물은 투명하지 않은 비닐봉투에 담아 배출되고, 종이류는 반듯하게 펴고 묶어 배출하지 않아 바람에 날려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있습니다. 스티로폼도 묶지 않아 바람에 날려 다니고, 때맞추어 배출하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는 봉지가 찢어져 악취를 풍깁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외진 곳이나 주택가의 나대지와 공원구역에는 어김없이 쓰레기가 무단 투기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읍·면·동에서는 민원이 발생하지 않아도 매일 같이 부지런히 지역을 순찰하여 버려진 쓰레기를 깨끗하게 치우고 있습니다. 치우고 돌아서면 또 그곳에 쓰레기가 쌓이지만 부단히 정리하고 치우기를 반복합니다. 치우는 노력과 함께 생활폐기물의 올바른 배출방법 정착과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을 위해 계도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무단투기가 심한 곳에는 감시용 무인카메라를 설치하여 무단 투기자를 적발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합니다.  

 쓰레기 관련 민원은 오래도록 지속되어 온 만큼이나 해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각 지자체와 읍면동에서는 쓰레기를 줄이고 무단투기를 없애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추진하고 다양한 홍보 활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 쓰레기 무단투기는 근절되지 않고, 쓰레기도 생각처럼 줄어들지 않습니다.

 우리 반곡관설동에서는 지역을 깨끗이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자생단체와 함께 「1단체 1명소 가꾸기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단체 1역할 갖기 활동입니다. 매달 모든 자생단체가 여건에 따라 월례회의 전후로 책임 구역을 정화하는 활동입니다. 자생단체가 지역을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마을 가꾸기에 더해 단체의 활동은 소속감을 높여 조직을 활성화하고 지역에 생동감을 불어넣게 될 것입니다.

 자율방범대는 단관근린공원을 가꿉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혁신도시 둘레길을, 새마을지도자회는 봉대천을, 혁신도시 수변공원을 담당하는 바르게살기위원회는 자진해서 1주일에 두 번씩 새벽에 청소를 합니다. 새마을부녀회는 명소 가꾸기에 더해 쓰레기 올바로 버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반곡역을 가꾸는 주민자치위원회는 음식물 수거 보관 용기를 일반주택에 배부하는 활동도 하였습니다. 통장협의회는 원주천 벚꽃길에 쓰러져 보기 흉한 로프형 울타리를 깨끗이 정비하였습니다.

 올봄, 원주의 벚꽃 명소인 원주천 벚꽃길의 상춘객을 맞이하기 위해 통장님들과 정화 활동을 하였습니다. 잠깐 사이 트럭 한 대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하였습니다. 다량의 쓰레기가 나온 곳은 영락없이 사람이 들어가서 치우기도 힘든 개나리 넝쿨 사이와 멀리 떨어진 풀숲입니다.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버린다는 것은 아직 양심이 있어서이겠지요. 양심이 있어서라고 믿고 싶습니다. 양심이 있다면 희망은 있으니까요.

 이 글을 쓰는 내내 어느 피로회복제 광고 카피와 영상이 떠오릅니다. 바다에서 쓰레기를 주워 해변을 걸어 나오는 남녀가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될까요"라는 질문에 머리 빡빡 깎은 남자분이 웃으면서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라고 담담히 말하는 장면입니다.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 라는 광고 문안이 묵직한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쓰레기 문제 "열심히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광고 카피처럼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지 않을까요?" 힘들어도 지금처럼 변함없이 쓰레기를 줄이고, 무단투기를 없애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시민 의식이 바뀌고, 쓰레기 처리 민원도 점점 줄어들겠지요.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희망하며 글을 맺습니다.

김효중 반곡관설동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