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바람길숲 조성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바람길숲의 일부구간인 우산철교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하여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과 철거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우산철교를 철거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찬성·반대의 문제가 아니라 바람길숲 조성사업 전체를 보고, 원주시의 멋진 미래를 위해 판단할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산철교는 바람길숲 조성사업 전체의 조화를 위하여 철거해야 한다. 바람길숲 사업은 우산동에서 시작해 반곡역까지 이어진다. 이 구간에는 철교가 12개 있는데 그중 5개(우산지하차도, 학성철교, 봉자지하도, 오리현철교, 행구동철교)는 이미 철거됐다. 원주시는 나머지 철교 7개 중 3개는 철거하고, 1개는 리모델링, 3개는 존치한다는 계획이다. 

 존치가 예상되는 곳은 통행량이 많은 우산철교와는 달리 통행량이 적은 곳이다. 우산철교를 철거하면 바람길숲을 이어지게 하지 못하는 불편함도 있겠지만, 오히려 철거함으로써 구간별로 특화·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바람길숲 사업은 전체 4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제1구간(우산동-원주역)은 우산동을 중심으로 단계천 복원사업, 정지뜰 공원사업과 연계·발전시키고, 제2구간(원주역-원주천)은 원주역 중심으로 구도심과 연계·발전시키고, 제3구간(원주천-유교역)은 도심과 산림지역의 연결구간으로 주거, 농경지 보전에 중점하고, 제4구간(유교역-반곡역)은 반곡-금대 관광 활성화와 연계·발전시킬 수 있다.

 우산철교 철거를 반대하는 주장을 살펴보면, 서울역 고가도로,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파리의 한 고가철도를 리모델링한 것처럼 우산철교도 존치하여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우산철교는 좀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울역 고가도로 등은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이고, 넓은 하늘정원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우산철교 존치 목적은 단순히 통행을 위한 것이다. 철교의 특성상 그대로 활용할 수도 있고, 리모델링해 사용할 수도 있고, 리모델링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우산철교는 아쉽게도 맨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우산철교는 잘 알고 있듯이,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중앙선 철로이다. 일제는 경기·강원·충청·경상도에 걸친 내륙 일대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수탈하고, 조선·만주·일제 간의 여객·화물 수송을 원활히 할 목적으로 중앙선을 건설했다. 그런데 현재 중앙선처럼 남원주로 철도를 건설하면 편리할 것을 왜 굳이 원주 시내를 관통하고, 고도로 인하여 기차 통과가 어려운데 똬리굴을 만들면서까지 높은 치악산을 관통하는 중앙선을 건설했을까? 중앙선은 단순히 여객과 화물을 수송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민족정기를 끊어내기 위한 목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산철교는 일제강점기에 건설되었기에 우산철교 철거는 일제 청산이라는 의미도 함께 있으며, 현재는 교통량이 많아졌고, 우산철교 밑은 항상 어둡고 교각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깨끗하게 철거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 어떻게 하면 우산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바람길숲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산동에는 현재 단계천 복원사업이 한창 진행 중으로 조만간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바람길숲이 우산동을 철교 위로 그냥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생태하천으로 조성된 단계천과 연결하고, 향후 조성될 정지뜰 공원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찾는다면 우산동은 예전의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옛것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무조건 옛것을 살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초가집을 개량해 슬레이트 지붕으로 만들 수는 있어도, 초가집을 개량해 빌딩으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슬레이트 지붕보다는 빌딩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우산철교 철거 후 바람길숲을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내면 된다. 횡단보도를 정말 멋지게 만들 수도 있고, 멋진 아치교를 만들어 원주의 랜드마크로 만들 수도 있다. 비용은 들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다. 그 판단은 원주시민이 할 몫이다.

이공주 시민논객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