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론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올해 초 원강수 시장은 부론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조만간 재착공에 들어갈 것이라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부론일반산업단지가 조속히 착공할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다”면서 “조만간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에도 “배수의 진을 치고 산업단지 조성에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부론일반산업단지의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약속했다.

원주시가 시민에게 약속한 시점이 돌아왔다. 지난 10여 년간 건설 주관사가 여러 번 바뀌면서 부론산단 조성사업이 미적거렸는데, 원주시가 이 모든 사안을 정리하고 재추진하겠다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SPC(부론일반산업단지 특수목적법인) 주주사들이 사업 수익을 두고 최종 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늦어도 이달 23일까지는 사업 추진 여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부론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부론면 노림리 일대 60만9㎡를 산업단지로 만드는 사업이다. 현재 특수목적법인(SPC)인 원주부론일반산업단지주식회사가 추진하고 있다. 이전에는 강원도개발공사, (주)경안건설, 동서건설 컨소시엄 등이 주관건설사로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사업을 포기했다. 건설사가 매번 바뀐 이유는 수익 때문이었다. 산업단지를 착공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금융권에서 빌리려면 미리 설정한 기준 이상으로 사전분양률이 충족돼야 했다. 그런데 최근 2~3년까지는 분양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게다가 미분양이 발생하면 주관건설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이기에 사업을 포기하는 건설사가 많았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특수목적법인 내 주주 회사들이 산업단지 수익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다 보니 채산성이 안 맞으면 한 발짝도 떼기 어려운 상태다. 원강수 시장은 올해 상반기 내에 부론산단 조성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SPC 내부에선 이견 조율이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진에는 원주시도 한몫했다. 산단 사업이 느리게 진행될 때마다 원주시는 공영개발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엄포를 놓곤 했다. SPC로부터 사업권을 회수해 자신이 직접 처리하겠다고 한 것. 하지만, 산업단지 계획 후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주시는 공수표만 남발하고 있다. “특수목적법인 내 원주시 지분율이 20%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한 원주시 관계자는 “민자로 추진하다 보니 어려움이 뒤따른다”라며 “이달 중순까지는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사업이 불발될 경우 원주시 책임론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원강수 시장이 “사활을 걸겠다”고 약속한 것을 차치 하더라도, 지난 십 수년간 “사업 추진이 안 될 경우 공영개발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 그간 부론산단 조성사업이 지연되면서 지역 사회는 ▷기업유치 불발 ▷일자리 창출 둔화 ▷신산업 육성 동력 저하 등의 폐해를 겪어야만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시 지도부와 정치인들이 사업 부진 사태에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부론산단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정치권과 원주시가 너무 안이하게 사안을 다뤘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사활을 걸겠다고 약속했으니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