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7일 무장애마을조성사업 캠페인 '우리 일상, 휠체어로 다시보기'를 진행, 70여 명의 참여자가 함께했다.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무장애 마을 조성 사업의 첫 시작으로 휠체어 보도 체험을 통해 장애인의 접근성과 이동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무장애마을조성사업 캠페인 '우리 일상, 휠체어로 다시보기'를 지난 7일 진행했다. 

무장애 마을 조성 사업은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올해부터 향후 5개년 중장기발전계획으로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다. 2021년 원주시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1위는 단구동(1천894명, 9.7%), 2위는 태장2동 (1천491명, 7.6%), 3위는 반곡관설동(1천433명, 7.3%)으로 복지관 인근에 장애인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복지관과 인접한 단구동과 반곡관설동을 대상으로 장애인이 살고 있는 지역 안에서 보다 공평한 참여와 누림이 제공될 수 있도록 장애인 친화 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한다. 휠체어 보도 체험으로 진행된 캠페인에는 7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학교별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소속 회원 등 장애인 이동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복지관에서 출발해 홈플러스, 단구초사거리, 조선돼지갈비사거리, 판부식자재마트를 지나 다시 복지관으로 돌아오는 1.7㎞를 수동 휠체어로 왕복하는 코스였다. 2인 1조로 짝을 이룬 참여자들은 20여 대의 휠체어를 각각 끌고 거리로 나섰다. 

대부분 처음 휠체어를 타본 사람들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출발하자마자 만나게 된 7차선 횡단보도를 모두가 건널때까지   선발대는 몇 차례 신호가 바뀌는 것을 기다려야 했다. 이후 만난 인도는 휠체어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았다.

▲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7일 무장애마을조성사업 캠페인 '우리 일상, 휠체어로 다시보기'를 진행, 70여 명의 참여자가 함께했다.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보도블럭과 턱을 넘을 때면 휠체어 탑승자 혼자 힘으론 이동하기 무리였다. 방향조절도 어려워 차도로 넘어가려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으며, 인도 곳곳에 불법 주차한 차량들도 통행을 방해했다.

반곡초 학부모회에서 활동하는 김은자(42) 씨는 "동생이 지체장애인이라 휠체어를 많이 밀어보기는 했지만 내가 직접 앉아서 타보기는 처음"이라며 "경사가 낮은  내리막이라도 너무 무섭고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 없이는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단걸 느껴 충격이었다"고 바퀴를 돌리느라 불이 난 손바닥을 문지르며 말했다.

캠페인 참여자 중 최연소였던 구곡초 3학년 정민주·최소율 양도 긴장된 표정으로 휠체어에 올랐다. 편찮은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시는 걸 보고 호기심에 참여했다는 두 학생 역시 이동 내내 휠체어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주던 최소율 양은 "길이 너무 울퉁불퉁하고 차들이 많아 휠체어 밀기가 쉽지 않다"며 "캠페인 전에는 재미있게만 보였던 휠체어를 직접 밀어보니 장애인들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소율 양 어머니는 "어머니 병간호로 휠체어를 밀 때도 길가에 아무데나 주차된 전동킥보드에 부딪히거나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바퀴가 걸리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며 "이런 경험을 직접 해봤기에 무장애 마을 조성의 필요성에 공감해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장애마을만들기 시민추진단을 구성해 장기 계획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이 무장애 마을 조성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단구동과 반곡관설동을 시작으로 원주 전체가 무장애 마을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