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가 아카데미 극장 앞에 설치한 펜스.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청구한 시정정책토론에 대해 원주시의 보완요청이 부당하다며 취소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놓고 원주시와 극장 보존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원주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시정 권고에 대해 판단 오류를 지적했으며, 시민단체는 극장 철거를 막기 위해 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청구한 시정정책토론에 대해 원주시가 보완요청한 주민등록번호와 등록기준지 주소가 부당하며 취소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원주시는 이에 대해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이미 청구서류를 반려하여 종결한 상태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이유로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 결격사유 조회는 주민등록번호 없이 조회가 불가능하다고 해당 업무처리 지침에 명시되어 있으나, 국민권익위원회는 잘못된 근거를 제시하여 이번 판결의 가장 중요한 쟁점인 주민등록번호 필요 유무에 대해 판단을 잘못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방지치법'의 감사청구인명부 작성자는 주민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원주시 조례는 선거권이 있는 주민이라고 각각 명시하고 있어 법조문 자체가 다르다며 시민정책토론 청구대상은 18세 이상 선거권이 있는 자로 자격 확인을 위해 주민번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원주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은 존중하나 의결내용을 수용할 수 없단 입장을 분명히 하며,  잘못된 법률 및 서식 인용에 대해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 정식 질의해 답변을 받아 향후 민원처리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이하 아친 범시민연대)는 아카데미극장 맞은편에 텐트를 설치하고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막기 위한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원주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아친 범시민연대는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 결격사유 조회는 주민등록번호 없이 조회가 불가능하다는 원주시 주장은 거짓"이라며 "'결격사유조회 업무처리요령'의 공문서 '별지 제1-1호 서식'에는 성명과 생년월일만 작성하게 되어 있다"고 원주시 의견을 반박했다.  

이어 "권익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시정토론을 통한 공론장을 회피하는 이유는 위법한 과정으로 철거안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며 "원주시는 권익위의 권고를 수용하고, 억지행정으로 주민 250명이 청구한 시정정책토론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아카데미극장 앞 펜스를 설치한 것에 대해 "지난해 원주시가 발주한 정밀안전진단에서 아카데미극장 1층은 B등급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안전이 염려되는 것은 극장 뒤편"이라며 "버스정류장으로 보행 최소 거리 1.5m도 확보하지 않은 채 설치한 펜스로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말라"고 전했다.

▲ 아카데미극장 맞은편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

한편, 아친 범시민연대는 '텐트 밖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텐트 농성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시민들에게 언제나 열린 공간으로 학술자문단,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아카데미극장의 가치 뿐 아니라 원도시 활성화, 원주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나누는 시간을 통해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막는 과정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원주를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