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가 수익이 심각하게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 지난해 육계를 제외한 모든 축산물의 순수익이 감소한 것.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경영난 완화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육우 한 마리당 순손실은 139만6천 원이었다. 한 마리당 23만1천 원 순손실이 나던 2021년보다 500% 넘게 손실 규모가 커진 것.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비가 21% 넘게 뛰어오른 게 화근이었다. 생산비는 증가했고, 육우 판매가격은 9% 정도 떨어졌다.

같은 이유로 한우비육우(소고기)와 한우번식우 수익성 역시 악화됐다. 2021년 한 마리당 29만2천 원의 순수익을 거뒀던 한우비육우는 지난해 순수익이 335% 넘게 감소했다. 순손실 또한 68만9천 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송아지를 생산하는 한우번식우는 한 마리당 순손실이 40만9천 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수익이 172% 넘게 떨어졌다. 

젖소, 비육돈, 산란계 수익성도 악화됐다. 젖소는 마리당 순수익이 152만9천 원으로 전년(243만4천 원)보다 37% 감소했다. 사료비가 늘어난 대신 송아지 산지 가격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 비육돈(돼지) 역시 지난해 마리당 순수익이 5만7천 원으로 1년 전(6만8천 원)보다 16.6% 줄었다.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산란계는 지난해 마리당 순수익이 7천200원으로 1년 전(1만9천600원)보다 63% 감소했다. 지난해 달걀 산지 가격(특란 10개)이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9% 감소했고, 생산비는 21% 늘어난 결과다.

반면 지난해 육계의 순수익은 260원으로 1년 전(65원)보다 300% 이상 늘었다. 사육비가 상승했지만, 육계 판매가격이 17.5% 늘어 판매수입이 개선됐기 때문.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모든 축종에서 증가했는데 달걀(21%), 비육돈(15.9%), 송아지(15.7%) 순으로 컸다.

상황이 이러하자 정부는 축산물 생산비 저감을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농가에 1%대 저금리 사료구매자금을 지원하고 조사료 할당관세 물량도 대폭 증대할 계획인 것. 농가 비용 부담을 최대한 경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농가사료 구매자금지원 규모를 2021년 3천550억 원에서 2022년 1조5천억 원으로 확대했다. 조사료(풀사료)할당관세 물량도 평년 대비 50만 톤 많은 130만 톤으로 늘렸다.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해 하계 조사료 생산 면적을 7천ha 확보, 국내 조사료 생산기반도 확충하고 있다. 낙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원유 유지방 함량 기준도 낮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