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림면에서 애견동반 카페 '카페도즈오프'를 운영하고 있는 백재승 씨와 반려견 김비서.

로컬크리에이터란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을 뜻하는 '크리에이터(Creator)'의 합성어이다. 이들은 지역 내 문화, 생산품, 공간, 예술 등 폭넓은 자원과 특성을 기반으로 하여, 색다른 아이디어를 접목한 다양한 사업으로 새로운 지역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원주 끝자락 신림면 황둔리 계곡 옆엔 넓은 잔디 마당과 시원한 흰색 건물이 보인다. 바로 로컬크리에이터 백재승 씨가 운영하는 애견 동반 카페 '카페도즈오프(이하 도즈오프)'이다.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 있음에도 시원한 자연 공간과 맛있는 디저트 등으로 주말이면 주차장이 부족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된 계기는?
2021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한 로컬 벤처 사업 참여를 계기로 로컬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더욱 정확히 표현하면 저와 도즈오프는 '로컬 벤처'인 것이죠. 

황둔리엔 유독 캠핑장 등 숙박 시설이 많아요. 그런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낮아, 애견 동반 시설이 부족했죠. 영월과도 밀접하고 주변에 다양한 관광지도 많은데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긴 힘든 구조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점을 활용해 애견이 머무를 수 있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림의 자연공간을 활용해 넓은 애견 운동장과 호텔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 허브 역할을 꿈꾸며 로컬 사업에 참여하며 도즈오프를 운영해왔습니다.

카페를 창업하며 자금 문제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로컬 사업에 참여하며 받은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최근 대다수 청년들이 로컬 크리에이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로컬 사업에 도전해 보라고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신림면에 정착한 이유는?
고향은 서울입니다. 신림에 터를 잡게 된 이유는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에요. 젊은 시절 외국으로 유학가서 공부하던 중, 건강상 문제가 생겨 신림에 머물며 요양을 했습니다. 그때 몸소 느낀 자연과 고요함이 너무 좋더라고요.

애견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됐습니다. 요양 중 가장 힘이 돼준 것은 제가 키우던 반려견들이었어요.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단 꿈을 시작으로, 애견 동반 카페를 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애견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여러 난관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애견 전용 운동장과 호텔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애견 동반 카페로만 운영 중이에요. 자기 반려견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고, 입질이나 사나운 반려견을 방치하는 견주가 많아 버거움을 느꼈습니다. 저의 반려견 '김비서' 또한 손님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등 문제가 많았습니다.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 김비서가 반려견 동반 손님이 많은 주말이면 묶여 있어야 할 정도니까요. 

반려견을 좋아해 시작한 사업이라 더 큰 회의감이 들었어요. 최근엔 반려견 관련 온라인 사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반려견 샴푸바 등 판매를 구상 중이죠. 애견 동반 카페 등 애견 오프라인 사업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지만…. 고민이 큽니다.

▲ 카페도즈오프 외관을 본떠 만든 다래라떼.

새로운 로컬사업을 구상 중이라는데…
본래는 앞서 말했듯 애견과 함께하는 '지역 공간'에 치중했었다면, 최근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원주에서 생산되는 다래를 이용해 만든 다래 라떼와 에이드는 개발 마무리 단계고, 오는 6월 중으로 판매할 예정입니다.

또한, 강원도 내에서 생산되는 쌀 등 특산물을 활용해 메뉴를 만드는 테이크아웃 카페 '강원정미소'를 원주와 속초에 창업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았습니다. 카페 운영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지역 사업을 구상 중이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강원도'다운 사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현재 계획 중인 지역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습니다.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지역자원을 활용해 외부 관광객을 끌어올 수 있는 폭넓은 로컬 벤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김윤혜 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