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아 주의보가 가장 많이 발령된 도시는 원주였다.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대기오염 측정망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2015년 원주에서는 모두 15회에 걸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세계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Air Visual)’이 2019년 발표한 ‘2018 세계 공기질 보고서’도 충격적이었다. 에어비주얼이 2018년 73개국 3천 개 도시를 대상으로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원주는 경기도 안성에 이어 2번째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PM-10)의 4분의 1크기(지름 2.5㎍)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나 혈관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을 유발한다. ‘은밀한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이다. 고농도의 초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대책을 요구했고, 원주시는 미세먼지 대책팀을 신설하고,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다행히 코로나19 이후 원주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해마다 낮아져 전국 평균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연평균 50㎍/㎥(이하 단위 생략)를 기록했던 원주 미세먼지 농도는 2021년 34로 낮아져 전국 평균인 36보다 낮았다. 2022년에는 또다시 32로 낮아졌다.

2017년 연평균 32에 달했던 초미세먼지 농도도 2021년 19로 낮아지며, 전국 평균인 18에 근접했다. 2022년 원주 초미세먼지 농도는 18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았다. 2020년부터 원주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진 건 코로나19와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9년 강원도가 시행한 ‘강원도 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배출원 지역 분석’ 연구용역에 따르면 원주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기여율은 외부유입률이 91.9%였다. 원주 초미세먼지 농도가 60 이상인 고농도일 때 외부유입률은 중국 등 국외 74.5%, 수도권 12.7%, 충청·경북 4.7%로 조사됐다.

원주에서 자체 배출한 초미세먼지는 8.1%에 불과했다. 원주 자체 배출원은 숯가마, 농업잔재물 소각 등 생물성 연소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3%였고, 비산먼지 24.3%, 자동차 등 도로이동오염원 10.1%로 조사됐다. 자체 배출원은 적지만 수도권에서 편서풍을 타고 영서지방으로 이동하는 오염물질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원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다시금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원주 미세먼지 농도는 1월 39, 2월 39, 3월 6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 증가했다. 특히 3월 미세먼지 농도는 춘천(56.3), 횡성(57.5), 평창(51), 영월(55) 등 인근 지역과 비교해 높았다. 원주 초미세먼지 농도는 1월 24, 2월 27, 3월 25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올해 원주시 목표는 미세먼지 36, 초미세먼지 21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27개 저감 사업에 456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전기·수소전기·천연가스 자동차 구입 지원 등 자동차 관련 분야에 285억여 원을 투입하며, 사업장 대기오염 방지시설 설치 지원 등에 23억8천만 원을 집행한다. 또한, 청정에너지 보급에 22억1천500만 원, 숲 조성에 116억 원을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