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따뜻한 봄바람이 살랑이고, 산에는 푸르른 기운이 완연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산과 야외로 향하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들녘에는 농민들의 손도 분주하고, 산나물을 채취하려는 등 많은 사람들이 야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자연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산불 발생 위험 역시 높아진다는 점은 걱정스럽다. 대부분의 산불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원주시에서는 봄철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도 큰 불 없이 무사히 지나갔지만 경각심이 줄어드는 이맘때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산불은 한 번 발생하면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강릉지역에서 오전에 발화된 산불이 빠른 바람을 타고 인접 시군까지 확산될 뻔했지만 다행히 오후부터 바람이 잦아들어 대형헬기 6대를 투입할 수 있었고, 여기에 비까지 내리면서 산불 진화를 완료할 수 있었다.

 원주시는 다행스럽게도 20여년째 대형산불없이 숲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 올해도 읍면동별로 167명의 산불감시원을 배치하여 홍보와 예찰활동을 실시하고, 계도와 감시활동을 통해 산불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53명의 산불전문예방진화대 및 임차헬기 1대를 운영하여 산불 발생 시 빠르게 초동진화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덕분에 올해 5건의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큰 피해 없이 초기에 진화할 수 있었다. 조금 더 나아가 산불에 강한 내화 수종의 비율을 높이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기존의 산불 대책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숲을 산불에 강한 숲으로 개선하는 적극적인 예방책 또한 필요하다.

 모든 화재가 마찬가지겠지만 산불은 초기 진화가 중요하다. 산불을 발견하면 우선 119나 산림관서로 신고하여야 하며, 초기의 작은 산불은 외투를 사용하여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할 수 있으나 진화가 불가능하다면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빠르게 대피하고 대피 시에는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는 산불조심 기간이다. 산불조심기간은 끝나가지만 아직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참 아름다운 계절인 봄을 즐기는 시민 모두의 의식 변화와 협조가 절실한 때다. 야외활동 시 작은 부주의로 인한 산불은 산림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모두가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키기 위해 경각심을 갖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후손들에게도 봄의 숲이 향기롭게 기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