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일 치악종각에서 3.1절 기념 타종행사를 하고 있다.

명륜동 치악체육관 옆 치악종각이 이전하게 될지 주목된다. 원주시에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치악종각 부지가 협소해 3.1절, 광복절, 제야의 날 타종식 등 각종 행사 때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게다가 치악의 종 타종식에 참석하는 광복회 회원 등이 고령이어서 치악종각 계단을 오르기가 벅차다는 민원이 나오는 실정이다.

치악종각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4년 설치됐다.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종 제작비로 1억 원을 기탁하면서 추진됐다. 원주시 관계자는 “당시 정치 활동을 하던 정주영 명예회장이 제작비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들에게 애향 의식을 북돋우는 한편 원주를 상징하는 시민의 종을 건립하기 위해 1992년 시의원 5명이 참여한 ‘시민의 종 건립심의 위원회’와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 6명을 위원으로 하는 ‘시민의 종 건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공청회를 열고, 종의 명칭과 종각 위치를 결정했다.

1994년 4월 종각 건립 기공식을 했으며, 그해 8월 치악의 종과 종각 건립을 완료했다. 치악의 종은 높이 2.7m, 지름 1.66m이며, 청동 2천 관(7.5톤)이 투입됐다. 사업비는 종 제작비 1억3천만 원, 종각 건립비 1억4천만 원, 계단 및 조경사업비 4천400만 원 등 모두 3억1천400만 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치악종각 부지가 협소한 데다 관련 단체 회원들이 연로해 원주시는 치악의 종을 시청 앞으로 이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치악의 종을 이전하게 되면 현재의 치악종각은 시민 휴게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원주시가 독단적으로 이전을 추진할 수는 없어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원주지역 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원주예총, 치악종각 타종식에 참여하는 광복회, 향토사 연구·보전사업을 추진 중인 원주문화원 등 다방면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각계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 뒤 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전하기로 의견이 모아지면 원주시는 현대그룹 차원의 지원 여부도 타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