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열린 제240회 원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모습.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한 뒤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의 시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이 원주시의회 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관련 예산이 포함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은 다음 회기로 심의를 넘겼다.

지난달 19일 개회한 제240회 임시회는 파행으로 얼룩지며, 막판까지 여야 의원들 간 진통이 계속됐다.(5월 1일자 1면 보도) 3개 상임위원회 중 지난달 20일 문화도시위원회만 열렸다. 그러나 문화도시위원회도 국민의힘 의원들만 출석해 반쪽 심의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천710억 원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 심의가 예정됐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양당 간 힘겨루기로 인해 무산된 채 지난 3일 제2차 본회의가 열렸다.

제2차 본회의는 담당부서 과장들이 본회의장에서 각각의 의안을 설명한 뒤 질의·토론 순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사전 절차인 상임위원회 심의를 패싱한 탓에 심도 있는 검토가 이뤄질 리 만무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질의·토론이 진행된 건 2건이었다.

초등학생들에게 매월 10만 원씩 학원비를 지원하는 내용의 ‘원주시 청소년 꿈자람 바우처 지원 조례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부결을 요구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수 있고, 선거 때마다 지원금액이 상향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표결 결과 찬성 13표, 반대 11표로 조례안은 가결됐다.

아카데미극장 철거 및 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시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도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지헌·손준기 의원은 아카데미극장 보전과 철거에 대한 공개적 숙의 과정과 시민 여론조사를 원주시가 누락했으며, 시의회 상정 과정의 부적절한 행정절차를 지적하며,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했다.

국민의힘 신익선 의원은 향후 막대한 운영비가 들고, 바로 옆에 신축하는 문화공유 플랫폼과 역할이 중복되며, 근대문화유산으로 볼 근거가 미비하다며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반 토론 후 이어진 표결에서는 찬성 13표, 반대 11표로 가결됐다. 양당 모두 당론에 충실한 투표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본회의장 안팎에는 아카데미극장 보전 측과 철거 측에서 참석해 심의과정을 지켜봤다. 원주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원경찰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소요는 없었다. 한편 아카데미극장 관련 예산을 비롯한 1천710억 원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이번 본회의에서 다루지 않았다. 이달 중 임시회를 열어 심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