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개 가구 중 30년 이상 노후주택 '69.4%'
낡은 슬레이트 지붕·재래식 화장실 철거
문화예술·공동체사업으로 주민역량 강화

원주 최남단에 위치한 부론면은 25개 읍면동 중 가장 낙후한 지역이다. 이 중에서도 단강1리는 생활여건이 매우 취약하다. 노후주택이 많고 기초기반시설이 부족해 원주에서도 오지로 불린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농식품부, 강원도, 원주시는 단강1리에 24억 원을 투입해 생활여건을 개선할 방침이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추진하는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선정됐다. 취약지역 주민의 주거·안전·위생 상태를 개선하는 정부 사업을 원주시가 따낸 것. 전국 68개 지역이 수혜지로 이름을 올렸는데 원주에선 부론면 단강1리가 포함됐다. 

단강1리는 원주시청(33.92㎞)보다 충주시청(31.67㎞)이 더 가깝다. 생활 환경도 원주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으로 평가된다. 젊은 층 인구가 대거 이탈해 빈집이 많고 인구 고령화 또한 심해 주거지 관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

마을 소득은 주로 농업(벼, 옥수수)에 의존하고 있는데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47.9%에 달한다. 장애인 인구 역시 8.7%를 차지해 주민 절반 이상은 소득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부분 고령자 가구는 특별한 경제활동 없이 농지를 임대하거나 자녀 도움 등으로 살아간다. 

이 때문인지 단강1리 92가구 중 30년 이상 주택이 69.4%에 달했다. 지붕이 슬레이트로 되어 있는 가옥도 41.8%나 된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많지만, 가로등 하나 CCTV 하나 없는 곳이 대다수다. 도로 상당수는 결빙에 취약한 콘크리트 도로이고 난간도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항상 뒤따르고 있다.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선정되면서 정부와 원주시는 올해부터 단강1리에 기초생활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마을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위생여건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 주택정비와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마을안길은 아스콘으로 포장하고 CCTV, 스마트가로등도 설치한다. 오래된 가옥의 재래식 화장실을 정비하는 한편, 쓰레기분리수거시설도 다수 조성한다. 흉물로 방치된 빈집과 슬레이트 지붕은 철거한다. 기초생활계층과 차상위계층 가옥은 지붕 개량과 집수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1980년대에 지어진 마을회관은 여가활동, 공동급식이 가능하도록 리모델링 할 것이라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자부담이 필요한 사업도 있어 주민들의 사업 참여 의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기초생활 여건을 마련해 어떻게든 삶의 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주시는 이 외에도 ▷상습 침수 지역 정비 ▷법사면 정비 ▷가드레일 설치 등을 추진할 것이라 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운용한다. 문화예술프로그램과 마을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해 공동체성을 회복시킬 계획이다. 마을안전지도제작, 클린서비스 등의 안심마을 만들기 사업도 논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인 돌봄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다양한 주민역량 강화사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주민수요에 맞는 주민 주도 커뮤니티를 구현해 단강1리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