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내달 초 '경제 도시 원주' 선포식을 한다. 민선 8기 시정목표인 '경제인이 행복한 원주'를 실현하기 위한 상징적 행사다. 시민들에게 실행 의지를 표명하고, 경제 도시 원주의 비전을 선포할 계획이다. 지역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활성화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지역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출에 6%의 이자를 지원하는 건 원주시가 최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고금리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을 돕기 위한 파격적 지원책이다. 

 원주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도 파격적으로 늘린다. 600억 원에서 1천300억 원으로 확대한다. 원주사랑상품권은 관내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경직된 소비 촉진 효과와 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원주시가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 설치를 추진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비대면이 자리 잡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하려는 것이다. 민관협력 배달앱인 '일단시켜' 쿠폰 유통량도 대폭 확대하기로 하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다른 한 축으로 원주시는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원주시 자율방범 합동순찰대를 발족한 것이다. 자율방범대, 해병전우회, 특전동지회에서 1천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간의 자발적 봉사역량을 공적 영역으로 편입시켜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보행에 지장을 주는 공유전동킥보드를 신고하는 시스템은 원주시가 전국에서 2번째로 구축했다. 가로등과 블랙박스 역할을 동시에 하는 가로등형 방범 블랙박스 보안등 설치사업도 시행하는 등 안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안전한 도시 구축은 원강수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탄력을 받고 있다. 

 반면 문화예술계는 민선 8기 들어 눈에 띄게 위축됐다. 아카데미극장 복원은 중단 위기에 놓였고, 생명·협동 교육의 선봉에 섰던 생명협동교육관과 법정 문화도시 사업을 진행해온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는 최근 문을 닫았다.

 원주시는 한지테마파크 내 한지체험관 건립도 취소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다음 타깃이 어디가 될지 설왕설래하고 있다. 생명협동교육관과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는 위탁 단체의 보조금 부정 사용이 문제가 됐지만 새로운 활로가 모색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질량 계측이 막연한 문화적 영역을 경제적 논리로 접근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안전한 도시 만들기를 위한 원주시의 가열찬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다만 삶의 질이 경제 논리로만 귀결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삶의 질이 모든 사회적 영역을 포괄하는 대전제라는 관점에서 한쪽에 지나치게 치우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 도시 원주 선포식이 상징적 행사란 점에서 성숙한 문화도시를 향한 원주시의 의지와 노력도 드러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