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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철부지와 어머니 정성자

지적2급·시각5급 장애 딛고 트로트 가수로 인생 2막 김윤혜 기자l승인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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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철부지와 어머니 정성자 씨.

가수가 되기까진 엄청난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 한계가 생기면 좌절하고,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만약 당신의 진로에 장애가 한계로 다가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지적2급·시각5급 장애를 가진 장애인 김형천(35·예명 철부지) 씨와 어머니 정성자(60) 씨는 도전을 선택했다. 그 결과 김 씨는 2집 트로트 가수 '철부지'가 되었다. 또한, 초청공연, 인터뷰 요청 등 여러 러브콜을 받고, 원주시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영예를 얻었다. 어머니 정 씨는 "사실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다"라며 "그렇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지금의 철부지가 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가수 철부지도 "어머니께 항상 감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형천이는 시각장애로 시설에서 생활했었어요. 생활 중에도 노래에 흥미와 재능을 보였죠. 그런 아들을 위해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보았는데, 가수를 만들어주는 것이었어요. 형천이가 워낙 음악을 좋아하니 고민도 없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무모할 수 있는 도전을 시작하게 된 거죠. 음악선생님은 (철부지) 음색과 음감이 좋다고 칭찬을 해주셔요. 활동명 '철부지'도 맑은 음색을 꾸준히 유지하라는 뜻이에요.

가수가 되기까지 과정은?

▲ 가수 철부지가 야외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반대와 걱정이 가득했어요. 사람 눈도 못 마주치는 아이가 어떻게 가수를 하겠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죠. 심지어 남편은 제게 정신 차리라는 말까지 했어요. 형천이가 기억력이 부족해 막막할 때도 많았죠. 뭔가를 가르쳐도 금방 잊어버렸으니까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그런데 형천이가 '더 해보겠다'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아이가 진정 원하는 일이니까요. 철부지가 가수가 될 수 있던 이유는 '노력'이에요. 노래나 댄스 수업을 들을 때 같이 쫓아가서 배웠어요. 기억을 잘못하니 제가 직접 외워서 알려줬죠. 데뷔 무대 때 준비한 인사멘트는 삼십만 번을 넘어, 삼천만 번은 연습한 것 같아요. 형천이는 데뷔 날 아침 이불 속에서까지 멘트를 달달 외웠으니까요. 지금 외운 곡이 50개가 넘고, 행사나 방송에서 저보다도 말을 잘해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주변인들 모두 깜짝 놀랐죠. 의사 선생님은 '기적'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아들의 곡을 직접 작사하는 이유는?
작곡가님이 곡을 만들고, 작사가가 필요한 찰나, 제가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철부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저라고 생각했거든요. 작사 한 번 해본 적 없는 시골 아지매가 나서니 주변 분들이 웃더라고요. 귀래에서 펜션 '숲에 향기'를 운영하며, 농촌생활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열심히 작사해 곡을 완성했지요. 그 후 글을 꾸준히 써서, 현재 작사가·시인 '정려운'으로 활동 중이에요. '마마'라는 산문집도 냈죠. '마마'는 저희 이야기를 아주 솔직하게 담아낸 책이에요. 비슷한 상황과 환경인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집필하게 됐습니다.

목표와 계획은?
가수가 되었으니 가수로서 최고가 되어야지요. 형천이는 '열린음악회' 무대에 서는 것이 꿈입니다.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앞으로 재능기부 공연을 하고, 수입을 사회에 기부할 생각이에요. 저랑 형천이는 '철부지장학금'을 만들어서, 장애 시설에 있는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장애인을 위한 예체능 기회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철부지처럼 예체능으로 꿈을 이루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윤혜 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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