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해 거북섬 수목 백화현상이 심화하는 모습.

연세대 미래캠퍼스 내 흥업저수지 거북섬에 머물던 민물가마우지 중 상당수가 귀래면 귀운저수지로 서식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원주시는 귀운저수지에 대해서도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피해 예방 활동에 나섰다.

민물가마우지는 몸길이 77∼100㎝, 몸무게 2.6∼3.7㎏인 중대형 물새류이다. 지난 2003년 경기도 김포에서 200여 마리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이후 한강 상류 및 내륙 습지 지역으로 집단 번식지가 늘어나고 있다. 작년 1월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실시한 ‘조류 동시총조사(센서스)’ 결과 국내에 3만2천여 마리가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물가마우지 개체수 증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먹이 섭취가 용이하거나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섬 등 민물가마우지의 서식 조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단번식지가 형성되고 있다. 흥업저수지 거북섬에도 민물가마우지 서식이 점차 늘더니 지난해에는 1천 마리 넘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북섬에 집단 서식하면서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한 수목 백화현상과 어족자원 손실이 발생했다.

흥업저수지와 주변의 피라미, 붕어, 두꺼비, 청개구리 등을 먹어치우며 생태계를 교란했던 것이다. 이에 원주시는 집단번식지 형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개체수 조절을 시행했다. 거북섬에 기간제근로자를 배치해 둥지를 제거하고, 소음을 유발해 번식을 방해했다. 민물가마우지가 거북섬을 떠난 뒤에는 거북섬 내 가지치기와 둥지를 제거했다.

그러자 거북섬에 머물던 민물가마우지 중 절반 이상이 귀운저수지로 옮겨간 것으로 원주시는 파악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환경부의 민물가마우지 관리 지침에 따라 집단번식지를 관리했다”면서 “흥업저수지 일대에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생물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분산 서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민물가마우지 생태 습성과 관리 방안에 대한 연구 및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민물가마우지 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관리방법은 번식지 형성 전인 봄철에는 ▷전년도의 묵은 둥지 제거 ▷천적 모형 설치 ▷공포탄 등을 활용한 소음 유발 등을 통해 번식을 방해한다.

번식 이후인 가을철에는 ▷가지치기 ▷제한적 간벌 ▷묵은 둥지와 둥지재료(나뭇가지) 제거 등을 통해 다음 해의 둥지 형성을 억제한다. 환경부 관리 지침에 따라 지자체는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피해 발생, 민원이 제기된 경우 현장조사를 거쳐 해당 지역을 관리대상 지역으로 정하고, 민물가마우지 개체수 조절을 위한 집단번식지 관리를 시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