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투데이는 원주의 중소기업 중 경쟁력 있는 원주형 강소기업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원주형 강소기업은 지난해 11월 원주시노사민정협의회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했으며, 선정기간은 2년이다. 

 

▲ 대한화인세라믹 회의실에 전시된 거래처 제품들

 대한화인세라믹은 1987년 설립되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세라믹코팅제를 양산한 기업이다. 친환경의 물결이 거센 오늘 날, 'KFCC의 세라미카'라고 하면 업계 넘버원으로 인정받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라미카는 나노기술과 졸겔법(Sol-Gel Process)을 기반으로 한 '저온경화형 세라믹 박막 제조기술'로 만든 대한화인세라믹만의 무기질 화인세라믹코팅제를 말한다. 고온처리가 어려운 소재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인체에 무해한 무독성 친환경 코팅제이다.
세라믹은 비금속 무기재료를 총칭하는 용어이다. 불연성, 내식성, 내자외선성, 내약품성, 강도 등 물리화학적 특성이 우수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 도자기, 뚝배기. 벽돌 등은 이러한 세라믹 원료를 이용한 고체상태의 세라믹 제품들이다.

 반면에 대한화인세라믹은 세라믹 원료를 이용해 액체상태의 '세라믹코팅제'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 세라믹코팅제를 금속, 비금속 소재에 코팅하면 표면이 세라믹화 되어 소재가 보호되고 세라믹의 여러 기능을 갖게 된다. 

 사업초기에는 세라믹코팅제라는 것이 세상에 없던 물질이라 각 산업에 적용시키는 일이 매우 어려웠다. 처음부터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야만 했다. 하지만 대한화인세라믹은 확신과 열정으로 도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세라믹코팅제가 가진 소재의 장점과 진가가 알려지며 각 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주거하는 건물은 편안하고 안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엔 화재에 취약한 소재로 건물 내·외부를 치장한 건물이 많다. 불이 나면 외벽을 타고 불이 활활 번지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건축 내외장재 산업은 세라믹의 장점이 잘 적용된 사례 중 하나다. 

 세라믹이 코팅된 패널을 건물의 내·외벽에 시공하면 불에 타지 않으니 유해가스도 없고 연기도 없다. 완전 불연재(不燃材)이기 때문이다. 대한화인세라믹은 전국의 중요한 건물에 이 특성을 적용시켜 실적을 많이 남겼다. 대표적인 건물로는 서울 강남의 아크로빌, 분당의 코오롱트리폴리스 등 주거용 대형건물이 있다. 그리고 전국의 발전소, 공항, 병원, 상가건물 등 사람이 많이 밀집하는 건물에도 적용되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는 큰 인명피해를 남겼다. 전동차 내부를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재질로  구성했다는 점이 대형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전철 내장재를 완전 불연재로 교체하게 된다. 대한화인세라믹의 세라미카가 코팅된 판넬을 전국 대다수의 전철에서 사용하고 있다.

 주방기물의 내외면에도 세라미카를 코팅하면 인체무해성, 내식성, 비점착성, 내열성은 물론, 다양한 칼라도 부여할 수 있다. 품질이 우수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 세라믹코팅제를 수출하고 있으며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과거엔 주방기물에 불소수지코팅제(예: 테프론)를 독보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대한화인세라믹의 세라미카가 등장하면서 불소수지코팅제와 세라믹코팅제의 양대 산맥이 형성되었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기술이 전 세계를 호령하던 소재와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이밖에도 세라미카는 가전, 난방기구, 캠핑용품, 각종 산업용품 등에도 적용된다. 

 대한화인세라믹은 2010년 5백만 불에서 다음해인 2011년 천만 불 수출탑을 거머쥐며 대한민국 산업표창(대통령상)까지 수상했다. 2014년에는 강원도 백년기업인증도 받아 100년 이상 지속경영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4년에는 중국에 진출해 생산기지를 마련했고 현재까지도 잘 운영되고 있다. 

 한편, 회사 기술연구소는 '세계최고'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수 특허를 보유 중이다. 대한화인세라믹의 세라믹코팅제 세라미카는 생활전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재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요한 쓰임과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대한화인세라믹 조상희 대표

 "세계 최초·세계 최고 명성에 걸맞게 회사 성장시킬 것"

 금속재료를 전공한 연구원 출신답게 세라믹 원료의 기원부터 쓰임새까지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조상희 대표. 나지막한 어조로 차분하게 설명하는 그이지만 세라믹을 말할 때는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미소가 떠오르고 눈빛이 빛난다. 

 조상희 대표는 대한화인세라믹이 설립된 1987년 입사를 결정하고 다음해 1월부터 기술직 연구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대표인 지금까지 3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기술에서 영업까지 두루 경험하며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 계단, 한 계단씩 차곡차곡 경험을 쌓을 때마다 능력이 진화해 그를 대표 자리까지 인도했다. 

 대한화인세라믹이 탄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온 조 대표가 선장이 되어 '세라믹코팅제'로 세계를 누빈지 올해로 8년째다. 대학에서 금속재료를 전공한 조 대표는 당시 생소했던 신소재 세라믹코팅제에 꽂혀 입사지원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주위 동기들은 대기업에 입사하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조 대표는 신설회사, 신소재를 선택해 사업을 성공시켜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도전했다. 세계에 세라믹코팅제라는 것이 없던 시절 과감하게 도전장을 날린 것이다.

 조 대표의 마음에 불을 지폈던 것은 대한화인세라믹이 세계최초로 개발한 세라믹 코팅제가 어디에도 없던 소재라는 것이었다. 그 불씨는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 품질이라는 자부심으로 남아 열정의 원동력이 되어준다.

 그동안 많이 쓰였던 불소수지코팅제는 유해성이 입증되며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대한화인세라믹에게는 반가운 일일 수 있지만, 후발업체가 많이 생겨나 경쟁이 심하겠다는 질문에 그는 "그만큼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대한화인세라믹의 품질력은 업계에서 입지가 단단하기 때문에 후발업체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대한화인세라믹은 백년기업인증을 받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장수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긍정적인 표정으로 확신하며 말했다. 

 "이태리, 독일 등 유럽 이외에 이집트, 베트남, 일본, 중국, 북남미 등 10여 개국에 수출하는데 거래처들이 모두 그 나라의 A급 회사들이다"라고 설명하며 "전 세계에 수출을 더 확대시키고 '세계최초. 세계최고'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임유리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