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 본청에 설치된 민원인 전용 주차장.

요즘 원주시 본청에서는 매일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본청에는 1천142대를 주차할 수 있는데, 하루 평균 2천165대가 입차하고 있어서다. 민원인 차량이 2시간 안에 출차하는 것으로 계산해도 본청 주차장 수요는 하루 1천295대로, 153면이 부족하다.

시민들이 주차난을 호소하자 원주시는 지난 1일부터 본청 주차장 239면을 민원인 전용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자 본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주차할 곳이 부족해 매일 출근 시간이면 주차할 곳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주차 전쟁은 원주 전역에서 상시 발생하고 있다.

원주시가 주차장 수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불법주차율은 주간 40.6%, 야간 47.5%로 나타났다. 차량 10대 중 4대 이상이 불법 주정차인 상황이다. 특히 상가 및 주거밀집지역은 주차시설이 부족해 불법 주정차가 만연하다. 주차장 실태조사는 관내 25개 읍면동별로 특정 구역을 블록으로 지정해 샘플링 조사를 했다.

단계동·단구동 각 15곳, 반곡관설동 12곳, 지정면 9곳, 일산동 8곳 등 모두 132개 블록을 지정·조사했다. 조사 결과 원주시 주차 수급률은 주간 115.8%, 야간 109.5%였다. 조사구역 내 주차시설은 4만2천446면이었고, 주차수요는 주간의 경우 3만6천654대였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주차난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이 같은 통계가 나온 건 주차시설에 부설주차장이 포함돼 있어서다. 부설주차장은 공동주택, 상업용 건물, 학교, 종교시설 등에 설치된 주차장이다. 부설주차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주차가 제한된다. 공동주택 주차장도 입주민이 아니면 입차할 수 없다. 2019년 기준으로 원주시 전체 주차면 18만4천200여 개 중 부설주차장은 약 17만 개로, 92.8%를 차지했다. 주차난이 심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부설주차장을 포함해 읍면동별 주차 수급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시내 지역 중 개운동, 명륜2동, 학성동, 태장1·2동, 봉산동 등 구도심은 실제 주차대수보다 주차시설이 부족했다. 주차 수급률은 태장1동이 65.5%로 가장 낮았고, 이어 개운동 66.2%, 봉산동 68.8%, 태장2동 84.6% 등으로 조사됐다.

주차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불법 주차율도 구도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불법 주차율은 명륜2동 64.5%, 개운동 61.6%, 봉산동 60.6%, 우산동 55.1% 등으로, 원주시 평균 불법 주차율(40.6%)을 상회했다. 3년 전과 비교해도 주차 상황은 악화했다. 2019년 주차 수급율은 114.7%였으나 2022년에는 111.3%로, 3.4% 하락했다.

이번 주차장 수급실태 조사에서는 블록별 주차장 공급방안도 제시했다. 단계동 달빛어린이공원에는 지하주차장 58면, 단계동 이화1길에는 노상주차장 35면, 단구시장에는 주차빌딩 52면 등을 제안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주차 수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부터 공영주차장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차장 조성은 원강수 시장의 10대 핵심공약 중 6순위로, 민선 8기 시정에서는 주차난 해소에 주력할 방침이다. 공원 주차장 조성사업으로 116억 원을 투입해 장미공원 지하 70면, 무삼공원 지하 75면, 백간공원 지상 30면을 만들기로 했다.

이외에도 매년 2개소 이상 공영주차장을 조성한다. 올해에는 행구동과 봉산동에 추진한다. 행구동 공영주차장은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39면을 조성하며, 상반기 중 준공한다. 봉산동 공영주차장은 개봉교 앞 33면, 행정복지센터 인근 12면 등 46면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