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추위를 많이 탄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계절과 관계없이 손발이 차갑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단순히 체질 때문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질병들에 대해 의심해 보고 내과적인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 갑상선 기능저하증 환자는 신진대사 저하로 인해 추위에 민감하다. 이는 갑상선호르몬이 인체의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하면, 추위를 심하게 타는 것 뿐만 아니라, 체중이 증가하고 무기력증이 발생할 수 있다. 

 ▷뇌하수체기능저하증 = 뇌 사상하부 아래쪽에 위치한 뇌하수체는 부신피질 자극호르몬, 갑상선 자극호르몬, 항이뇨 호르몬 등 인체에 중요한 호르몬들의 분비를 조절한다. 뇌하수체의 문제로 이런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들면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져 추위를 잘 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빈혈 = 빈혈로 혈액 내 적혈구 수나 기능이 떨어지면 말초 조직으로 산소와 혈액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피로감, 어지러움증, 피부가 창백해지는 증상이 생긴다. 좀 더 심해지면 손발이 차고 몸이 냉하게 느껴진다.

 ▷말초동맥질환 = 혈관 손상을 일으키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같은 질환은 그 합병증으로 말초동맥에 동맥 경화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팔, 다리 쪽 말초동맥에 동맥 경화증이 발생하면, 혈액 공급이 떨어져 팔다리에 열을 내보내고 보호하는 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면 특히 다리나 소위 배꼽아래 하초가 시리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환자들은 추운 날 외출시에 보온을 더 철저히 해야 하고, 실내에서도 조금 더 높은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몸을 조이는 옷을 피하는 것이 좋다. 

 ▷레이노병 (Raynaud's phenomenon) = 레이노병은 찬물에 손발을 담글 때 손가락, 발가락의 끝부분 혈관이 발작적으로 수축하여 피부색이 창백하게 변하는 질환이다. 일차성 레이노병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데 환자의 70%는 일차성 레이노병이고 대개 젊은 여성에게 발병한다. 대부분 모든 손가락을 침범하고, 양손에 대칭적으로 나타나며, 통증이 심하지 않다. 

 반면 이차성 레이노병은 전신성 경화증, 루프스,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과 같은 원인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다. 일차성 보다 임상 증상의 정도가 심하여 말초 부위의 조직 괴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울감 및 우울증 = 마음이 추우면 몸도 춥다. 행복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는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추위를 더 잘 탄다. 세로토닌은 주로 햇빛을 통해 생성되기 때문에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 좋다. 특히 낮이 짧은 겨울에는 더욱 더 신경 써야 한다.

이성우 이성우내과 원장 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