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경로식당을 찾은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배식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대중교통,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다. 약 3년 만에 마스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첫 주 지역 곳곳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마스크 해제 첫날은 실내는 물론 야외에서도 마주치는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오전 산책을 나온 한 노부부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지만 아직까지는 야외에서 사람들과 마주칠 때도 조심스러워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다"며 "코로나19 감염도 우려되지만 추운 날씨 때문에 봄이 오기 전까지는 감기 예방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10대 청소년들은 비교적 마스크 착용에서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방학을 맞아 삼삼오오 거리를 활보하거나 카페에서 만난 청소년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에 걸쳐 쓰는 등 마스크 해제를 만끽했다.

식당과 카페를 찾는 손님들도 이전보다  자유롭게 음식을 즐겼다. 실내에 들어와서 음식이 서빙될 때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식사를 하거나 중간에 화장실을 이동할 때는 마스크를 따로 챙기지 않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단계동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로 퇴근 후 식사하며 간단하게 반주를 즐기는 팀이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극장을 찾는 이용객들은 실내 마스크 해제를 반겼다. 31일 늦은 오후 단계동의 한 영화관 로비에서는 매표할 때를 제외하고 테이블에서 자유롭게 팝콘이나 음료를 즐기는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 상영관 내에서도 멀찍이 띄어 앉아 마스크를 벗고 영화를 즐기는 이들이 보였다.

퇴근 후 극장을 찾은 한 직장인은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쓴 채 영화를 보면 종종 두통이나 구토감이 느껴졌는데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좌석마다 거리두기를 해서 본다면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당이나 카페 등 손님을 응대하는 서비스업 종사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중앙동 카페에서 근무하는 직원 B 씨는 "오랫동안 껴왔던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벗고 음료를 제조하면 손님들 입장에서는 아직 불안해하실 수 있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마스크 전면 해제 지침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계속 마스크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인복지관을 방문하는 고령의 이용자들 역시 마스크를 모두 착용했다. 지난 2일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경로식당을 찾은 100여 명의 어르신들은 식사할 때를 제외하고는 줄서서 배식을 받는 동안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복지관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자율화 했지만 어르신과 직원들 모두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특히 고령자 분들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시기 때문에 아직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가지신다"고 전했다.

초등학생이 주를 이루는 태장의 한 지역아동센터도 청소년 이용자와 담당 복지사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이 센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이 해제됐지만 아직 시에서 별도의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하고 있다"며 "시에서 별도 지침이 내려온다면 학생들과 마스크 벗는 것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나눈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방학기간으로 학생들이 없는 학교에서는 개학을 앞두고 실내마스크 착용 해제를 수용할지 고민 중이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방학기간이기 때문에 학교로 출근하는 교직원들은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벗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개학 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두고 실내 마스크를 해제할지는 각 학교마다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원주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2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