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2년 간 중단됐던 청소년 무료식당 개구리밥차가 지난해 10월 새롭게 문을 열었으나 운영비 부족으로 두 달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길거리 쉼터이자 든든한 식사를 챙겨주었던 개구리밥차가 코로나19로 중단된 후 2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으나 후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달 만에 문을 닫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배고픈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식사제공 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했던 개구리밥차의 부재로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15년 배고픈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원주교육복지네트워크 물꼬(대표: 이창열, 이하 물꼬)가 시작한 개구리밥차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단계동 장미공원과 원주댄싱공연장에서 운영했다.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사업으로 사무실과 인건비, 식사비 등을 후원으로 사회안전망으로부터 소외돼 범죄 등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지원해왔다. 장미공원 개구리밥차를 찾는 대상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었다. 이들을 위해 식사와 함께 맞춤형 상담을 진행했으며 의료비, 일시 주거시설 등의 연계가 이뤄지면서 하루 30~40명의 청소년들이 식당을 방문했다.

원주댄싱공연장 개구리밥차는 재학 중이나 학업 중단을 앞둔, 가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학생들이 하루 평균 50여 명 씩 찾았다. 이들과는 식사하면서 상담뿐만 아니라 보드게임이나 농구 등 친밀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활동들을 통해 유대감을 쌓아갔으며, 농구단까지 꾸리는 등 건전한 청소년활동을 독려했다.

위기의 청소년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면서 적극적인 사업을 펼쳐갔던 개구리밥차는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3월 운영을 중단하게 된다. 그즈음 삼성꿈장학재단으로부터 사업 취지가 맞지 않다며 지원 중단을 통보받게 되면서 당장 운영이 막막해졌다. 연간 1억5천만 원에서 2억여 원을 지원받아 운영됐던 개구리밥차는 정기 후원처를 잃게 되면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물꼬는 지난해 여름부터 개구리밥차 시즌2를 기획하며 자원봉사자들을 모았다. 시즌1의 자원봉사자들이 대부분 대학생이었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원주 시민들이 지원해 개구리밥차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나타냈다. 더이상 재단의 지원 없이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만큼 후원자 모집과 사업 홍보에도 집중했다.

10월 초 문을 연 개구리밥차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알음알음 소식을 듣고 찾아온 청소년들로 북적였다. 개구리밥차가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에 청소년 시절 개구리밥차를 이용했던 성인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이들 중에는 개구리밥차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청소년 시절 받았던 도움을 베풀기 위해 나서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개구리밥차는 두 달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후원금 모금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사무실과 인건비 지원 등을 모두 포기하고  이 대표와 자원봉사자들이 꾸려나간다고 해도 한 달 밥값으로 최소 100만 원은 필요했다. 이 금액을 10명 남짓 후원자들이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창열 대표는 "청소년무료식당은 식사 제공 뿐 아니라 위험한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사례관리까지 진행하는 활동으로 어르신 경로식당 만큼이나 중요한 사업"이라며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후원금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관심으로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개구리밥차는 오는 하반기 재오픈을 목표로 새로운 후원자를 모으며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후원문의: 010-9031-9779(이창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