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기득권노조 괴롭힘 방지법’ 입법을 국회에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하태경·지성호 의원도 참석했다.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우해승)은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기득권노조 괴롭힘 방지법’ 입법을 국회에 촉구했다.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이하 원공노)은 지난 2021년 8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원주시지부에서 조직형태를 변경해 독자 노조로 전환했다.

이때부터 전공노로부터 각종 소송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노조 활동이 위협받고 있다고 원공노는 주장했다. 전공노를 탈퇴하고 독자 노조로 전환하자 전공노는 원공노를 상대로 두 차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1심 재판에서 패소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한, 전공노는 원공노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업무방해 혐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각각 원주경찰서에 고소했다. 업무방행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이 이뤄졌으며,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공노가 원공노를 상대로 제기한 ‘조직형태 변경 무효확인 소송’의 쟁점은 조직형태 변경의 절차상 하자에 관한 것이다. 조직형태 변경 시 총회 공고 기간인 7일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공노는 “급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총회 공고 기간을 지키지 못한 하자는 치유되며, 당시 원공노는 급박한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공노는 기자회견에서 “노동조합법이 조직형태 변경을 인정하는 것은 조합원 스스로 조합의 형태를 결정하도록 하는 헌법상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노동조합법보다 하위 개념인 전공노의 규약·규정은 탈퇴 및 조직형태 변경을 시도할 경우 권한 정지는 물론 제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위법 취지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원공노가 ‘거대 기득권노조 괴롭힘 방지법’ 입법을 국회에 촉구한 이유다. 상위 노조의 권한 정지·제명 절차에 제동장치가 있다면 노동자의 단결권은 폭넓게 보장될 것이라는 게 원공노 입장이다.

반면 전공노는 20여 년에 걸쳐 전공노가 쌓아온 각종 노하우를 원공노가 무상으로 취득하기 위해 새로운 노조 결성이 아닌 규약과 규정을 위배한 조직형태 변경과 온라인총회라는 꼼수로 탈퇴를 감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공노 규약과 규정에 위배한 탈퇴 과정을 밟았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적법한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총회결의 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공노는 밝혔다.

이에 대해 원공노 문성호 사무국장은 “전공노가 조직형태 변경에 대응하는 방식은 규약·규정의 위법성에 기대고 있다”면서 “위법한 규약·규정으로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괴롭히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사항을 제한하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공노 기자회견에 국민의힘 하태경 국회의원이 참석해 노동조합 탈퇴 방해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노조 탈퇴를 이유로 하위 노조에 대한 상위 노조의 고소·고발, 제명, 업무방해 등을 탈퇴 방해로 규정하고 금지했다.

탈퇴 방해 사실이 확인되면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을 명하고,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하 의원은 “단결권 보장을 요구하면서 하위 노조의 단결권을 짓밟는 거대노조의 반헌법적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