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행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되기 전 상지대 후문 도로(왼쪽)와 사업 시행 후 모습.

지난 2015년 국민안전처에서 공모한 2016년 보행환경개선지구 사업에 원주시는 상지대학교 일원을 응모해 선정됐다. 보행환경개선지구 사업은 보행량이 많은 주거·상업지역 이면도로의 보행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추진됐다.

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한편 교통 취약계층을 위한 노면 평탄화 등을 통해 걷기 편하고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상지대 일원은 상지대, 진광중·고교, 우산초교 및 상업시설이 밀집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았다. 도로 폭이 좁아 무단횡단이 성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이 단계동으로 이전한 뒤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해 정주 환경 개선이 시급했다.

원주시는 공모사업 선정으로 국비 10억 원, 지방비 10억 원 등 20억 원을 확보했으며, 추가로 시비 12억5천만 원을 투입함으로써 보행환경 개선에 투자한 총사업비는 32억5천만 원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상지대 후문 진입로를 양방통행에서 일방통행으로 전환한 것이었다. 일방통행으로 바꾸며 차량 동선을 곡선형으로 만들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한편 경계석 턱을 낮춰 비상차량 주차 시 교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우산초교부터 우산동행정복지센터까지는 노면을 평탄화하고, 차량이 시속 30㎞ 이하로 운행하도록 생활도로구역으로 지정했다. 일부 구간은 차량이 속도를 저감하도록 고원식 포장을 했으며,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가로등, 신호등, CCTV 등 시설을 정비했다.

당시 상지대 후문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면서 도로에 인접한 상점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양방통행일 때는 차량을 잠시 정차할 수 있었지만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면 정차 가능성이 줄어 영업에 지장이 초래된다는 이유였다. 일방통행으로 전환한 뒤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원강수 시장은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상지대 후문 진입로를 원상복구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원주시는 올해 본예산에 ‘상지대 후문 도로 기능개선’ 연구용역비 3천만 원을 편성했다. 연구용역에서는 양방통행 전환은 물론 주변 상권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정부 공모사업 참여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양방통행으로 전환할 경우 정부 공모사업인 보행환경개선지구 사업의 취지를 부정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며 보행공간을 확보한 건 보행 약자를 보호하는 한편 시민의 생명 보호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공모사업 선정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한 사업이어서 원상복구 시 원주시 행정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유사한 정부 공모사업을 신청했을 때 원주시가 선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할 당시 전선 지중화 사업도 함께 진행해 추가 비용 발생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원상복구 시 인도 축소가 불가피해 보행자 반발이 예상된다. 현재 원상복구에 대한 지역 주민들 간 찬성과 반대 입장이 뚜렷해 논란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연구용역에서 일방통행 전환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며 “상권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