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8일 개관식을 하는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입구.

국내 대표적 불교 유적지인 법천사지를 알리는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이 오는 28일 오후2시 부론에서 개관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간다. 폐사지 등 유적을 보존·정비·활용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이 기대된다.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은 법천사지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된 석조유물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보호시설의 필요성에 따라 건립됐다. 2001년부터 장기간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된 석조유물과 매장문화재 등을 보존, 관리,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총사업비 78억 원을 투입해, 부론면 법천사지 유적지 인근인 법천리 588번지 일원에 조성했다. 대지면적 3천859㎡, 건축연면적 2천231㎡의 지상 2층 규모이다. 1층 전시실(법천사지실), 개방형수장고, 다목적 강당, 2층 전시실(공양보살상실), 학예연구실, 회의실 등을 갖췄다. 

1층 전시실은 법천사지 발굴 당시 출토돼 국가에 귀속된 2천300여 점의 유물 중 400점을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로부터 대여해 전시하고 있다. 광배 등의 석물은 원주시가 민가 이주 후 정비 때 출토한 것들이다. 법천사 폐사지에 조성된 민가에서 당시 석물을 주춧돌 등으로 활용하고 있었던 것을 모아서 전시했다. 다양한 사람의 얼굴을 담은 귀면와와 철제 유물 모형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개방형 수장고를 조성해 관람객 누구나 수장고에서 유물이 어떻게 보존되는지 감상할 수 있다. 

▲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 전시하고 있는 석조유물.

법천사지에서 발굴된 국내 다섯 번째 규모의 치미를 영상으로 구현해 볼거리를 더한다. 치미는 고대 목조건축에서 용마루의 양 끝에 부착하던 장식기와다. 이곳에서 출토된 치미는 1.2m로 당시 법천사의 규모와 위용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에서 보유하고 있으며, 추후 기획전시를 통해 유적전시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지광국사현묘탑을 유적전시관 실내로 들여오기 위해서 마련한 1층 공간은 탑이 원래 자리인 외부에 안착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기존 공간은 기획전시실로 활용한다. 높은 층고와 전면 유리로 내부에서도 법천사지 유적지를 볼 수 있는 탁 트인 공간으로 법천사지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 법천사지 공양보살상.

2층 전시실은 공양보살상실로 조성했다. 법천사지 금당 영역에서 확인된 석조공양보살상은 2003년 다리 부분이 발굴된 데 이어 2010년 10차 조사를 통해 몸통이 확인됐다. 탑전 공양보살상 형태로 국내에는 법천사지를 포함해 4구의 공양보살상이 남아있다.

특히, 상대석과 하대석이 육각형으로 희소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됐다. 넓은 공간에 공양보살상 만을 배치해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과 비슷한 느낌을 연출했다. 추후 넓은 벽면에는 화려한 디지털 영상을 활용한 실감존을 설치해 운영한다. 

2층 벽면에는 김기순 명인과 제자들이 법천사지 탑비에서 딴 문양을 수놓은 작품을 전시했다. 3층 옥상은 법천사지를 높은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숨은 명당이다. 법천사지부터 당간지주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테이블과 의자 등을 배치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원주시는 원활한 관람을 위해 법천사지부터 유적전시관까지 이어지는 길을 차 없는 도로로 조성할 예정이다. 기존 차가 다니던 도로는 법천천을 끼고 돌아나갈 수 있도록 주변을 정비한다. 

유적전시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10시에서 오후5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등은 휴관한다. 전시 외에도 주민들과 인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역사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친목 및 마을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방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순덕 관장은 "남한강 유역에 위치한 법천사지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돼 고려시대 지광국사 해린이 처음과 끝을 함께한 곳으로 특히 국보 지광국사탑과 탑비는 고려 불교미술의 백미"라며 "다양한 전시 및 체험교육을 고안하여 시민이 애용하는 열린 박물관을 조성, 차세대 전통문화 보존 및 계승의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