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영동코아 백화점.

원주시의회가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명륜동 영동코아 백화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촉구했다. 시의회는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방치건축물에 대한 현실적인 정책 마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지역구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전국 지방의회에 발송했다.

영동코아 백화점은 지하 5층, 지상 8층, 연면적 1만5천988㎡ 규모로 지난 1995년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해 공정률이 90% 넘게 진행됐다. 그러나 시공사 부도, 채권단과의 소송 등 악재가 겹치며 1998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20여 년간 방치되다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한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4차 선도사업’에 선정됐다. 이때 사업 재개에 기대가 모아졌지만 건물과 토지 감정가액이 56억 원에 이르고, 철거 추정액도 30억 원 정도 소요된다는 이유로 국토교통부는 사업을 방치하고 있다.

원주시는 건축주, 토지주와 지속적으로 접촉해 도시재생연계사업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복잡한 채권·채무관계로 소유권을 확보할 수 없고, 도시재생이 필요한 낙후지역도 아니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의회는 건의문에서 “장기 방치건축물은 공가·폐가와 마찬가지로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범죄장소로 악용될 뿐만 아니라 이미 설치된 구조물이나 건축 자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는 등 지역을 슬럼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영동코아 백화점의 조속한 문제 해결은 물론 공사 중단 건축물에 대한 효율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또한, 방치건축물 우선순위를 정해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장기방치 건축물에 대해 정비기금 조성 재원의 범위를 확대하고, 주택도시기금법을 적용해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부실 자산 처리기관을 설치하고 방치 자산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건의문을 대표 발의한 최미옥 부의장은 “도심 속 흉물로 자리 잡은 장기방치 건축물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건의문을 냈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공공기관이 개입해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3년 방치건축물특별법을 제정하고, 이듬해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전국 322곳의 방치건축물 중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한 38곳 중 실제로 정비가 추진 중인 지구는 4곳에 불과하다. 전국 방치건축물 322곳 중 10년 이상 된 곳이 229곳(71.1%), 15년을 초과한 건물이 153곳으로 전체의 47.5%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강원도 방치건축물이 46곳으로 가장 많으며, 원주에는 영동코아 백화점 등 6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