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사 논문의 주제가 된 동네책방 터득골의 내부 모습.

'터득골북샵(대표: 나무선)'을 주제로 쓴 논문이 지난 8일 2022년 한국출판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우수논문상을 수상해 화제다. 서점을 주제로 한 박사논문은 처음이어서 더욱 출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주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공부했던 안현지 씨는 지난 2017년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터득골에 대해 알게 됐다. 고즈넉하고 따스한 분위기에 매료된 안 박사는 영월이라는 가깝지 않은 거리에도 불구하고 자주 터득골을 방문했다. 평생교육사이기도 한 그녀는 터득골 방문하면서 느꼈던 것을 토대로  대안문화공안으로서의 가치를 조명한 논문 '인생학교 터득골북샵 사례를 통해 본 대안문화공간의 평생학습 의미 탐구'를 2021년 2월 발표한다.

2017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참여관찰을 통해 질적조사를 실시한 안 박사는 터득골의 설립자들이 자신의 정체성 또는 삶의 의미를 어떻게 형성해 왔는지, 대안문화공간으로서의 책방에 대해 어떠한 운영철학과 학습방식으로 전개하는지에 대해 면면이 탐색했다.

우선, 터득골은 학습과 문화가 어우러진 대안적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순간적으로 관통하듯 해체하고 알아차리는 '오냐나무 학습 무대'를 착안한 학습 시스템으로 인문학적이고 예술성을 함께 실현하는 융복합적인 시스템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또한, 터득골 사람들은 어떻게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의 대안적 학습문화 공간을 구현해 나가는가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책을 찾게 되고 소나무 숲길을 산책하며, 인생학교 강좌를 듣고, 독서모임을 하는 등 자유로이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공부한 것과 재능을 나누고 즐기는 호혜적 관여가 이루어지는 공동 학습 공간으로 조성되고 있었다.

터득골 공간에 대해서는 물질적 공간을 넘어, 사유와 학습이 일어나는 확장적 개념의 학습공간으로 정의했다. 책을 통한 지식적 확장뿐만 아니라 공간의 모든 곳에서 걷고, 산책하고, 자연의 변화를 보며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미학적 경험을 할 수 있는 현재진행형의 평생학습공간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안적 학습공간에서 배움의 주요 확장적 요소인 지역의 문화와 네트워크 관계적 요소, 대안적인 사고의 인식 문화, 존중문화 등이 대안문화공간인 터득골을 통해서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안적인 사고로 다양한 학습 문화를 경험하며, 또 다른 대안문화공간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있는 것이다.

안 박사는 "터득골이 비슷하게 운영되는 다른 서점들과 특히 다른 점은 책방 주인이 퍼실리레이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라며 "책방 공간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곳에서 다른 이와의 만남을 연결하는 등 촉진자 역할을 맡아 다양한 배움과 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평생학습의 가치를 더한다"고 전했다.

나무선 대표는 "터득골을 사례로  지역서점을 주제로 삼은 첫 논문이 발표돼 영광"이라며 "특히 문화도시의 지표인 서점으로 주목받게 돼 문화도시원주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