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3년 당시 아카데미극장 모습.

원주시가 문체부에서 지원하는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국비 15억 원을 두고 숙의 과정을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힌 가운데 원주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이하 보존추진위)가 원주시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 1월 매입이 완료된 아카데미극장은 문체부 지원 사업인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을 신청해 국비 30억 원을 확보했다. 2023년과 2024년 2년에 걸쳐 15억 씩 지원되는 사업으로 도비 9억 원, 시비 21억 원이 함께 매칭된다. 

원주시는 예산편성을 위한 사전행정절차로 2022년도 상반기 강원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요청했으나 리모델링 콘셉트의 명확한 방향 설정, 수익 창출 방안 보안 등 7가지 사유로 재검토 결정을 받았다.이 과정에서 강원도로부터 국비 15억 원이 내시됐다는 안내를 받았으나, 사전행정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2023년도 예산안에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선 8기 시정에서 아카데미극장 보존 사업이 추후 시설 보수  등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해 재검토 사업으로 분류됨에 따라 앞으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원주시 관계자는 "아직 아카데미극장 보존 사업을 계속할지 결정도 안 된 상황에서 국비부터 받는 건 절차가 잘못됐다"며 "전문 업체를 통한 리서치 등 아카데미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중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존추진위는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인 만큼 신속한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보존추진위가 강원도에 확인한 결과, 지방재정 투자심사는 국비 수용 후 진행해도 행정적 절차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내년에 진행하겠다는 숙의과정은 이미 2021년 원주시에서 시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결과 44.5%가 아카데미극장 보존에 찬성했으며, 반대 의견은 25.5%였다. 

특히, 보존추진위가 우려하는 부분은 문체부의 균특보조사업을 원주시가 내년에 다시 신청한다고 해도 선정될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은 강원도가 도내 여러 지자체에서 지원한 사업 중 원주시의 아카데미극장을 신청한 것으로 내년에는 균형발전 특별회계 특성 상 원주시가 후순위로 밀릴 것을 염려했다. 이에 보존위는 우선 국비를 받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숙의과정을 진행하며 재생사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보존추진위 관계자는 "원주시가 내년 예산에 아카데미극장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상황에서 이번 문체부 국비까지 보류한다면 아카데미극장 재생사업은 1~2년은 아무것도 못한 채 손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민들의 노력으로 되찾게 된 아카데미극장이 방치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시민들의 관심과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