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해외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관계자 3명이 1박 2일간 원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국내 문학 창의도시인 부천시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가 원주를 꼭 방문하고 싶다고 간곡하게(?) 요청해 급작스럽게 방문하게 됐다. 

 이들은 원주에서 토지문화관, 박경리문학공원, 그림책센터를 방문했는데 토지문화관에서 23년째 진행하고 있는 작가 레지던시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번에 원주를 방문한 사람들은 미국, 아이오와 시티, 슬로베니아 류블라냐, 영국 노팅엄의 창의도시 관계자들로, 이들 도시들은 40여 개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중 대표적인 도시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토지문화관 레지던시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인 이유는 토지문화관 레지던시 사업이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3년 동안 토지문화관을 다녀간 작가는 해외작가 120여 명을 비롯해 1천400여 명에 달한다. 그렇다 보니 토지문화관은 해외 작가들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곳이고, 국내 문인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다.

 더 대단한 것은 이 엄청난 일을 고 박경리 작가가 개인 돈을 들여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정부나 원주시로부터 사업비 일부를 보조받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토지문화재단에서 자금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박경리 작가와 토지문화관은 원주의 자부심이자 자랑이며, 다른 도시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토지문화관이 이러한 존재가 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레지던시 사업에 들어가는 많은 재원을 민간 재단에서 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도시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원주의 자산은 토지문화관 외에도 많이 있다. 협동조합 관계자들에게도 원주는 성지 같은 곳이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무위당 선생의 협동조합 운동을 배우기 위해 원주를 찾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무위당 선생을 가진 원주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원주시의 협동조합 지원정책이 다른 도시들보다 앞서 있는지는 의문이다. 원주가 협동조합 운동의 진정한 성지가 되기 위해서는 원주시의 과감한 협동조합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지난주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한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도 다른 도시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민관협력기구이다. 원주시가 지난해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발빠르게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수립할 수 있었던 것은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축적된 저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밖에도 올해로 18년째 계속돼 온 원주한도시한책읽기운동이나 매년 1천 가족 이상이 참여하는 가족봉사운동은 전국 어느 도시도 흉내 내지 못하는 원주의 독보적인 자산이 됐다. 

 이처럼 원주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 도시들이 부러워하는 시민자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원주시는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러한 자산들이 더욱 꽃피울 수 있도록 원주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전략적인 정책 지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