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는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부제를 이달 중 해제할 계획이다.

"70% 이상의 지자체가 택시부제를 해제한 상태고 정부도 해제를 권하고 있습니다. 원주시 또한, 연내에 택시 부제를 해제할 계획입니다."

지난 30일 원주시 이병선 대중교통과장의 말이다. 택시 이용 시민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부제 해제를 추진하겠다는 것. 마침 정부도 법을 개정해 부제 해제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택시 부제는 지난 1973년 석유파동 당시 유류사용 절감 정책에 따라 시행된 강제 휴무제도다. 원주시는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모두 3부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택시 부제를 놓고 개인택시 측과 법인택시 근로자 간 의견충돌이 이어져 왔다. 

개인택시 측에서는 정부가 개인사업자에게 강제로 영업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펴왔다. 출퇴근 시간 택시 이용이 힘든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부제 해제는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경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원주지부장은 "개인택시 기사들의 70%가 대출을 받아 차량을 구입한 영세 자영업자"라며 "택시 기사의 경영난 해소는 물론 시민들의 교통편의를 증진하기 위해서라도 부제 해제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법인택시 근로자들은 "택시 부제를 해제하면 증차효과가 발생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다"며 "부제 해제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고 맞서 왔다. 이들은 "하루 12만~13만 원의 사납금 내기도 빠듯한데 부재가 해제되면 수입이 더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원주지부 원주택시분회 엄창원 위원장은 "부제가 해제되면 법인택시건 개인택시건 쉬는 날 없이 운행할 텐데 그러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3부제 시행으로 기사들이 하루는 쉴 수 있는데 그마저도 없애면 안전 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주택시분회는 원주시가 부재 해제를 강행할 시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알렸다. 

양 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원주시는 부제 해제 여부에 대한 입장표명을 미뤄왔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고 찬반 실익이 명확해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 그런데 지난 22일 택시 난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부제를 해제하는 행정규칙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원주시도 부제 해제로 정책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 관계자는 "정부는 1970년대에 정한 택시 부제가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아침, 저녁 가장 택시 잡기 불편한 시각에 증차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원주시도 12월 중에 부재 해제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행정 규칙 개정안을 공포·시행한 후 전국 114개 지자체에서 택시 부제가 해제됐다. 강원도 또한 18개 시군 중 8개 시군이 부제를 해제한 상태다. 한편, 원주에는 1천865대의 택시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 법인택시는 643대, 개인택시는 1천222대다. 1천885대 중 350여 대는 전기 택시며, 이들은 지난해 국토부 방침에 의해 부제가 해제된 상태다. 원강수 시장은 5일(오늘) 시정브리핑을 열고 오는 9일부터 택시부제를 전면 해제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