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실험의 장"이라는 비엔날레의 형식과 원주 그림책 시민 문화 "그림책도시"와의 만남이 이번 '2022 원주 그림책 프리비엔날레'에서 시도되었다.

 지난 11월 2일 폐막한 '2022 원주 그림책 프리비엔날레'는 "여기는 그림책도시입니다 You are in the picturebook city"라는 주제로, 세계의 주요 그림책 도시와 함께 원주의 그림책 문화를 소개하는 3개의 메인 섹션 외에도 예술가와 시민창작자의 전시가 나란히 관람객들에게 소개되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시민작가가 완성한 400권의 시민창작 그림책 전시와 2016년부터 제작 발간한 한국그림책연감 활용법을 궁리하는 시민 그림책 연구자 그룹도 새롭게 구성되었다. 네 차례 진행한 워크숍 결과물들이 비엔날레 기간 내내 다채롭게 전시 운영되었다. 그림책 포럼에서는 그림책 작가와 연구자, 평론가, 기획자를 한 자리에 초청하여 그림책 예술 장르의 새로운 관점과 그림책 생태계의 주요 의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책이라는 장르는 가까이에서 쉽게 찾아 즐길 수 있는 종합예술품이다. 0세부터 100세까지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의 작가들은 반면, 책이라는 구조 안에서 물성에 대한 탐구, 소재와 주제 면에서 이미 다양하고 수준 높은 실험을 성취하고 있다.

 이러한 장르적 특성이 앞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메가이벤트 전시로 구현된다면 얼마나 멋진 장면이 원주라는 곳에서 연출될까, 원주라는 그림책의 또 다른 챕터가 한 장 한 장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대감이 생긴다. 

 이번 그림책 비엔날레를 통해 그림책 시민문화를 주도하였던 '그림책도시'는 여러 기관과 협력하면서 대형국제미술전시를 구현하는 현장 감각을 익히게 되었고, 예술가와 전문가들은 원주라는 그림책 문화를 정성스럽게 안내받을 수 있었다.

 시민문화가 비엔날레라는 형식을 통해 질적인 성장과 성숙의 시대로 가는 시간과 경험을 축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림책 비엔날레가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도시 브랜드로 정착하기까지 더 많은 전문적인 기획자와 실행자가 지역에서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창작지원과 교육에 대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도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 지난 2일 폐막한 2022 원주 그림책 프리비엔날레.

 2004년부터 지역에서 자생하여 탄탄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며 성장해 온 그림책문화는 어느덧 19년차를 맞이하였다. 개관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시민과 작가들과 함께 앞으로도 그림책 예술이 일깨우는 경이와 성찰의 힘으로 한 걸음 한걸음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박설희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