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줄곧 원주에서 살았기 때문에 원주에 대한 애정이 남들보다는 크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런 원주에는 이렇다할만한 의미 있고 재미있는 장소는 부족하다. 

 원주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친구들보다 떠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나도 막상 원주에서 시간을 보낼 때면 카페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 밖에 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그러다보니 원주가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때부터 나는 원주시청 홈페이지부터 관광홈페이지, SNS, 블로그, 문화재단 홈페이지 등 원주와 관련된 모든 곳에 들어 가보기 시작했고 원주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었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도시가학교:공간기획반을 만났다. 도시가학교:공간기획반은 원주시민들이 모여 도시의 공간에 대해 학습하고 직접 기획해서 사용해보는 경험을 만들어가는 공간활성화 및 공간 기획자 양성 프로젝트다. 공간기획에 대해 배우고 실제로 구현해볼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6월에 어색했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간들을 함께 둘러보고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공간기획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고 공간과 관련해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의 강연을 통해 공간기획에 대해 배워나갈 수 있었다. 

 공간기획반이 공간을 기획하고 구현해나갈 곳은 진달래홀(향교길77, 구 원주여고 체육관) 2층이다. 누구나 와서 편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되면서 우리는 이곳에 '칠칠다락'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처음 진달래홀 2층에 들어갔을 때 커다란 다락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도시가학교:공간기획반 구성원들.

 그리고 흔한 다락이라는 말을 조금 더 특별하게 부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곳의 주소에 주목해봤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위치는 어디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향교길77이라는 이곳의 주소를 알리면서도 친근하고 편안한 곳임을 설명하기 위해 '칠칠다락'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처음엔 내가 원주를 아끼는 마음만으로 이 활동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지만 활동에 참여하면 할수록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 원주에 있는 다양한 공간들을 둘러보면서 원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나의 자부심이 조금 무너졌던 시간이었고 몰랐던 원주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된 값진 시간을 얻었다. 처음 들었던 걱정은 이제 나도 무언가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다양한 직업과 연령을 가진 원주시민들이 모여 공간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함께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앞으로도 의미 있는 일로 기억 될 것 같다. 여름에 만난 공간기획반은 벌써 함께 가을을 맞이했다. 지금도 공간기획반은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이곳이 원주시민들이 머무르고 싶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원예진 한라대 광고영상미디어학과 4학년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