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공무원 4명 중 3명은 최근 1년 사이에 민원인으로부터 폭언·욕설을 듣는 등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조)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9월 9급 공무원 A 씨가 격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악성 민원 사례 및 대처방안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합원 204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가운데 76%인 155명이 최근 1년 사이에 폭언·욕설 등 악성 민원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악성 민원을 경험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악성 민원 빈도를 질문한 결과 월 1∼2회가 61%로 가장 많았고, 주 1회라는 응답이 15%로 뒤를 이었다. 주 2∼3회라는 응답도 13%에 달해 악성 민원이 만연하다는 분석이다.

악성 민원에 대한 대책으로는 응답자의 88%가 조직 차원의 관리와 법에 따른 고발 조치를 요구했다. 이어 악성 민원 대응 업무에 대한 순환 보직과 승진 등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였다. 한 조합원은 “감정 노동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인력이 충원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공무원노조 문성호 사무국장은 “악성 민원인에 대해 법, 시행령, 조례에서는 공무원을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원주시가 악성 민원인을 고발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조합원들이 원하면 공무원노조가 앞장서 악성 민원인에 대한 고발 등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민원업무담당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 조례는 민원인 응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로부터 민원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했다.

개정안은 민원인의 위법행위로 인해 공무원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경우 법률상담, 고소·고발,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원주시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