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 자살예방사업 정책토론회가 지난 15일 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했던 원주시 자살 사망자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자살 사망자수는 88명으로 지난 10년 간 가장 적었으나 2021년에는 116명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 팬데믹 이후의 우울감 증가에 대해 우려했던 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나면서 이를 위한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원주시가 주최하고 원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주관하는 '원주시 자살예방사업 정책토론회'가 지난 15일 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코로나19 이후 잠정 중단됐던 토론회를 2년 만에 개최, 지역적 특성과 사회변화에 맞는 자살예방사업의 전략을 모색하고, 유관기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원주시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자살 사망자는 116명으로 지난해 88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2019년 원주시 자살율은 25.2%로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던 것과 달리 2019년 30.2%에 비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전국 평균인 25.7%보다도 낮은 수치였으며, 자살 사망자는 지난 10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1년에는 자살 사망자 수가 116명으로 지난 10년 간 3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0년 원주시 성별자살 사망 현황을 살펴보면 88명 중 남성이 53명, 여성이 35명으로 남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자살사망 현황으로는 50대가 가장 높았으며, 40~50대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지난 10년 간의 추이 중 눈에 띄는 것은 80대 이상 노년층의 자살 사망자 수가 급증한 것이다. 2020년에는 80대 이상 자살 사망자가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자살 수단으로는 목맴이 가장 많았으며, 공동주택에서의 투신에 의한 추락사가 뒤를 이었다. 

원주시자살예방센터에서는 자살을 막기 위한 다양한 사업 현황을 공유했다. 이중 특히 성과를 높이고 있는 사업이 '자살 유족 원스톱서비스'이다. 자살 유족 원스톱서비스는 자살 사건 발생 시 24시간 내 전담팀이 응급출동해 유족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의 요청에 따라 전담팀이 출동해 유족에 대한 초기 심리 안정을 지원한다. 또한, 법률·행정 처리, 학자금, 일시 주거, 정신건강 치료 등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 

지난 2019년 원주와 광주, 인천에서 시범 운영한 사업으로 사업 초기에 비해 유가족들의 사업 참여 동의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0건이었던 의뢰건수는 2022년 8월 기준으로 47건으로 증가했으며, 동의건 역시 2019년 13건으로 의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는 31건이 동의해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는 광주와 인천 대비 의뢰율은 낮지만, 동의율은 비슷한 수치로 서비스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지역 특성을 고려한 사업으로 공동주택의 투신 자살을 막기 위해 아파트 단지 내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추락방지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지정토론자로 나선 원주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이진희 센터장은 중독과 자살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10년 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살시도자의 60%는 알코올 사용자로 알코올이 자살시도자에게 우울감과 불안감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며 "이들은 최소 6개월 이내 자살 재시도를 할 확률이 높아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인터넷, 게임 등 미디어 사용 증가와 관련해 "미디어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자살 시도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며 이는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인다"며 "특히 청소년들의 미디어 사용이 증가할수록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