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5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자료로 지정됐다가 최근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승격된 원주향교.

원주향교가 지난 1985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지 37년 만에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승격되면서 제대로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원주향교는 고려시대부터 성현에 대한 제례를 받드는 문묘 영역과 교육을 담당하는 강학 영역으로 구분된 지방에 설치된 국립 교육기관이다. 조선시대에는 강원도의 감영이 있던 수부로서 수부 향교의 지위인 대설위를 갖추는 등 지방 교육기관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건립시기를 고려시대로 추정할 뿐 문헌을 통한 정확한 근거 제시가 없어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됐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1985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자료로 지정될 당시에도 구체적인 학술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문화재 심사가 진행되면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 원주향교는 지난 2020년 원주향교의 문화재적 가치와 건립시기 등을 밝혀내기 위해 학술조사용역을 실시했다. 조사결과, 원주향교는 고려말 1334년(충숙왕 복위 2년)설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임진왜란 이후 1603년 재건한 기록이 남아 있다. 1734년 중건된 이후 현재까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대성전은 대설위 향교의 면모를 갖추는 대대적인 중건이었음이 확인됐다. 

건축 양식에서도 도내 향교 대성전의 건축 특징들과 비교했을 때 원주향교 대성전은 기둥 상부의 공포를 이익공 형태로 구사한데 반해 창방과 장여 사이에 화반을 두지 않고 소로를 두는 초익공의 구조형상으로 축조된 유일한 사례임을 확인했다. 

1759년 중수되어 현재와 같은 형태와 규모를 유지하는 명륜당은 도내 향교 명륜당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익공의 공포를 갖췄다. 전면은 대성전과 비슷한 앙서 위 연봉을 초각하여 정면성을 강조하고 배면은 대성전을 의식해서인지 화려하지 않게 지어 전·후면이 다른 특징이 있다.

원주시는 학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강원도에 원주향교의 유형문화재 지정 심의를 신청했으며, 강원도는 최근 열린 문화재위원회에서 원주향교의 강원도 유형문화재 지정을 가결했다. 원주시역사박물관 박광식 팀장은 "원주향교 건립 시기와 건축 특징 등이 명확히 조사되면서 제대로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원주향교의 위상을 높이고 문화재를 잘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